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6일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다음주 초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지난 5일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등의 기소를 위해 법원에 접수된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00년 6월 산업은행의 현대상선에 대한 4,000억원 대출과정에서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박씨의 소환을 통해 2000년 3~4월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가진 4차례 정상회담 예비접촉의 내용과 현장에 현대 관계자 등 제3자가 배석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예비접촉 당시 박씨의 수행비서였던 하모씨 등 관련자 소환조사 과정에서 박씨를 사법처리할 만한 단서를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다음주 초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첫 소환할 계획이다. 이씨는 정 회장과 공모, 4,000억원의 불법대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북으로 보내진 5억달러 가운데 아직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5,000만달러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정 회장도 다음주께 소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검팀은 5일 불구속기소한 김 사장과 최규백 전 국정원 기조실장에 이어 다음주 중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이기호씨를 기소할 예정이다.
한편 특검팀은 정 회장과 김 사장의 출국금지 일시해제 여부에 대해 주말 중 결론을 낼 방침이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