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주주의 문 활짝 연 미얀마 선거혁명

미얀마 제1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8일 치러진 총선에서의 압승으로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민주화의 꽃'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NLD는 이번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3분의1이 개표를 마친 가운데 상하원 의석 164석 중 154석(93.9%)을 휩쓸었다. NLD는 전체 657석 가운데 군부 의석(166석)을 제외하고 총선에 배분된 491석의 3분의2(329석) 이상을 얻으면 과반 의석 확보로 단독 집권할 수 있다. 현 추세라면 3분의2를 훨씬 웃도는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962년 네윈의 군사 쿠데타 이후 53년간 이어진 군부독재 기간은 그대로 미얀마 민주화를 향한 가시밭길이었다. 이 기간 미얀마 국민은 민주화시위에 대한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수천명의 사망자를 낸 '8888항쟁' 등을 통해 민주화 열망을 세계에 과시했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봐 민주주의의 문을 연 미얀마 국민에게 같은 길을 걸으며 민주주의를 일궈낸 한국 국민도 존경과 축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미얀마는 이제 민주주의의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다. 수지 여사는 당장 민간정권의 지배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헌법을 바꿔 진정한 주권재민의 나라를 만들고 아시아 최빈국으로 남아 있는 미얀마의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는 미얀마가 원한다면 아시아의 이웃으로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달성한 소중한 경험을 기꺼이 공유해야 한다.

미얀마의 민주화는 미국의 끈질긴 개혁유도 정책의 도움도 받았다. 미국은 인권개선, 수지 여사의 활동보장을 요구하며 군부를 압박하는 등 민주화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의 외교업적으로도 평가되는 미얀마의 민주화 사례는 북한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한국은 북한이 핵을 버리고 인권을 개선하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점을 끈질기게 압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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