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액셀 밟던 미국 자동차, 노조 암초에 덜컹

"이원적 임금체계 철폐하라"… 피아트크라이슬러 노조 강수









미국 내 자동차 수요 증가로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는 미 자동차 업계가 노조의 무한이기주의라는 암초를 만나 자칫 급브레이크가 걸릴 판이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은 지난달 두자릿수 이상의 판매증가를 기록하며 전기차 개발 등 공격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으나 자동차 노조 측이 임금 인상 등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때는 연대파업까지 불사하겠다며 찬물을 끼얹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의 노사협상이 끝내 타결되지 않으면 8일부터 동맹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UAW 집행부와 FCA는 지난달 15일 향후 4년간의 새로운 노동계약에 합의했다. 하지만 UAW에 소속된 FCA 노조원 대다수는 회사 측의 추가 보너스 지급 등 임금 인상안에 만족하지 않고 이원적 임금체계까지 철폐하라며 합의안 승인을 거부했다.

UAW는 "노동계약이 만료되는 7일 자정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UAW는 파업 인원과 규모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없이 FCA의 조립·변속기·도장 공장과 영업부서에서 일하는 노조원들이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지난 2007년 이후 8년 만의 첫 파업 발생으로 조업중단 등 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UAW가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강경 대치하는 것은 이번 FCA의 협상 결과가 예정된 GM·포드와의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자동차 업계가 회복세를 보이고 다른 업종에서도 임금 인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이번 기회에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FCA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노조가 무리하게 파업을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GM의 노사협상 담당자였던 아서 슈워츠는 "크라이슬러는 재무상태가 그리 좋지 못한데다 빅3 중 가장 약하기 때문에 파업은 자칫 스스로를 해칠 수 있다"며 "FCA 노조는 장기파업을 피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 샤이켄 UC버클리 교수도 "최근 미국 산업계 전반적으로 파업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며 "UAW가 제대로 된 파업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업계의 임금 인상 등에도 올해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이원적 임금체계 개편을 놓고 노사 간 입장이 갈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원적 임금체계는 2009년 미국 자동차 업계가 파산위기에 직면했을 때 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신입 직원의 경우 기존 직원들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도록 한 제도다. UAW 측은 2000년대 후반에 입사한 젊은 사원들의 경우 시급이 19달러 정도로 28달러 이상을 받는 숙련공과 격차를 줄이려면 임금체계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임금체계를 통합할 경우 이중으로 임금이 올라 노동비용 증가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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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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