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피스·상가·토지

자본시장법 바뀌자 부동산 금융업 '들썩'

등록제 등 기준 완화 힘입어


지난 25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부동산 금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기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부동산 자산운용업계 진입이 쉬워진데다 자기자본과 전문인력 관련 기준도 크게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대형 운용사 위주로 형성된 부동산 자산운용업계에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개인들의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쟁 관계에 있는 리츠(REITs) 업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독립하는 황태웅 전 도이치 대표… 시장에 큰 반향 예상=우선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과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황태웅 전 도이치자산운용 대표의 움직임이다.

황 전 대표는 이달 중순 일신상의 사유로 도이치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삼성생명에서 국내외 부동산 실물 투자 업무 경험을 쌓은 그는 2008년에 도이치에 합류했으며 2010년부터 도이치 대표를 맡았다. 이 기간 동안 연기금·삼성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과 투자 위임 계약을 체결했으며 포도몰, 대우건설 사옥, 런던30 그래샴 등 국내외 오피스·리테일·물류 등에 성공적인 투자를 했다. 이를 통해 2008년 2,000억원에 불과했던 도이치의 한국 부동산 자산 규모를 3조원 이상으로 성장시켰다.

이처럼 국내 부동산 금융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그가 도이치에서 독립해 내년 초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장에 나선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황 전 대표는 조만간 법인 등록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모 증권회사로부터 투자 자금 유치 협의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해외 투자사와 전략적 제휴도 맺을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문주현 MDM 회장도 부동산 자산운용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부동산 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황 전 대표와 같이 인지도가 높은 부동산 금융 전문가들이 과감하게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츠 업계는 경쟁 심화에 시장 위축 우려=리츠 업계도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리츠의 경우 그간 부동산 펀드에 비해 설정·설립 요건이나 자금 모집이 까다로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일부 리츠 자산운용사(AMC)들은 사모펀드 등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마스턴투자운용은 현재 펀드 등록을 검토하고 있다. 마스턴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토교통부에 자본시장법상의 집합투자업자 겸업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해놓은 상태"라며 "무산될 경우에는 사모펀드 운용사 등록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턴은 사실상 사모펀드 운용사 등록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국토부가 겸업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리츠 시장의 경우 사모 시장에 편중된 구조인데 국토부가 겸업을 허용할 경우 가뜩이나 위축된 공모 시장이 더욱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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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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