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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에 장착된 고해상도 카메라로 반경 10㎞를 샅샅이 뒤진 끝에 범죄를 저지르고 달아나던 용의자를 찾아내 검거한다. 해상에서 실종된 실종자를 수색하고 고난도 군사작전에 투입돼 적의 주요 시설을 파괴한다. 주문돤 제품을 배달하고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의 방송 촬영도 실행한다.
얼마 전 'FPV(First Person View) 드론(무인기) 레이싱' 동영상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말 그대로 고글을 쓰고 1인칭 관점에서 드론을 조종해 각종 장애물을 피하는 방식의 레이싱을 즐기는 것으로 박진감 넘치는 영상이 단연 화제였다. 한국에서도 12일 드론 레이싱 대회인 '2015 드론 페스타'를 지상파 방송국에서 녹화 중계할 예정으로 드론 레이싱은 마니아 층을 넘어 일반인에게까지 파고들고 있다. 심지어 드론을 주인공으로 하는 공포 영화까지 등장했다. 조던 루빈 감독의 단편영화 'The Drone(드론)'은 인공지능(AI)을 가진 드론이 주인공의 애완견을 살해하고 주인공 부부를 위협하는 것이 내용이다.
◇최첨단 기술 집약체, 자동이착륙 오차 줄여야=드론은 무인 비행체와 데이터통신링크, 운용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그리고 지원시스템을 포함하는 체계를 모두 갖춰야 한다. 즉 다기능 센서 소형화와 초고성능 웨어러블 컴퓨터는 물론 비행체의 신소재와 연료전지 및 태양열 발전 등 에너지 공급, 그리고 통신과 고화질 카메라 기능까지 최첨단 과학의 집합체인 셈이다. 따라서 드론은 원천기술 확보와 상용화 제품 개발에 많은 시간과 개발비가 소요되는 산업으로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안전성 문제가 가장 큰 과제다. 수많은 드론들이 가시권에서 벗어나 운용될 때 상호 간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일정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고 배터리 소진이나 고장으로 인한 착륙 또는 불시착 시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으로 착륙 오차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윤광준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GPS 이착륙 오차가 3m 정도"라며 "이를 1㎝ 이하로 낮추는 방식으로 정밀자동이착륙 기술이 개발돼야 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구글 선두에…中 저가형 시장 선점=애초에 드론은 군사용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이후 드론에 고성능 카메라나 무기 그리고 방역기구 등을 장착하는 단계로 발전하면서 용도와 쓰임새가 다양해졌다.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불법 유출, 항공 안전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드론 산업은 마치 자동차가 처음 발명됐던 당시와 같이 산업의 발전 속도가 관련 규제와 법을 앞지르는 상황이다. 우선 글로벌 기업들이 드론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아마존과 월마트 등은 이미 드론 배송 시범서비스에 착수했다. 이달 초 구글의 '윙 프로젝트' 담당자인 데이비드 보스는 "2017년까지 드론별로 운영자를 식별하고 다른 비행체와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1년 안에 마련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알리바바를 필두로 이미 저가형 드론 시장을 선점했다. 중국의 드론 3사로 꼽히는 DJI테크놀로지와 시마(SYMA), MJX 등의 올해 8월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48%나 상승했다. 또 생각보다 제품이 좋다는 의미로 붙여진 별칭 '대륙의 실수'로 유명한 샤오미도 최근 드론 산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정부 '틸트로터' 개발 박차, 야간 고고도 비행 허가=최근 정부도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해 팔을 걷었다. 정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틸트로터 60(Tilt Rotor 60)'의 2016년 실용화를 목표로 올해 시험 비행을 마쳤다. 틸트로터60(탑재중량 20㎏, 체공시간 5시간, 최대속도240㎞/h)은 헬리콥터 방식으로 수직이륙 후 프로펠러를 수평으로 눕혀 고속비행을 할 수 있는 드론으로 넓은 지역의 감시·수색·정찰·운송·통신 등의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특히 틸트로터는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사례가 없어 이에 성공할 경우 첨단 드론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드론 운행은 150㎏ 이하의 경우 항공법에 따라 주간에 가시권 내에서 150m 고도에서만 비행이 가능한데 정부는 최근 이 같은 규제도 풀기로 했다. 드론의 가시권 밖 야간 고고도 시험비행을 허용하고 주파수 기준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