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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6>서해안 섬나들이

꿀맛 같은 지난 한글날 연휴. 라이딩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라지만 내 바이크는 사흘 내내 얌전히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커버를 뒤집어 쓴 채 푹 쉬었다. 쏟아졌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그놈의 성질 고약한 가을비 탓이다. (그래도 연휴 마지막 날 어떻게든 길을 나서 보겠다는 날 억지로 막아선 아내의 말을 들은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안그랬다면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됐을테니…. 여자 말은 일단 듣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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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했던 모 바이크 시승은 회사 측 사정으로 미뤄졌고, 그래서 간단히 지난 9월 마지막 주와 10월 첫 주말 가볍게 나섰던 서해안 쪽 라이딩 코스 두 곳을 소개하기로 한다. 이른바 재고정리 ‘두유 바이크’다. 워낙 유명한 곳들이라 자질구레한 설명을 최대한 자제하고….

강화도. 굳이 라이더가 아니라도 너무도 유명한 코스다. 강화도는 가을 섬이다. 그렇기에 강화도 라이딩 역시 가을이 제철이다. 가을 강화도 길을 이리 저리 달리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이 한폭의 그림이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강화도의 가을 들녁. 한적한 농로에 바이크를 세우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강화도의 가을은 자체로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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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강화도의 가을 들녁. 한적한 농로에 바이크를 세우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강화도의 가을은 자체로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다.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벼, 길가에 흐드러진 코스모스, 섬 구석구석 자리 잡은 역사 유적들. 섬 구석구석을 달리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리는 곳이다. 특히 늦가을이면 집마다 마당을 지키고 선 오래된 감나무에는 어김없이 까치밥이 남아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코스모스는 가을의 전령이다. 강화도는 가을이면 도로 곳곳에 만개한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며 가을 나들이길에 나선 라이더들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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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코스모스는 가을의 전령이다. 강화도는 가을이면 도로 곳곳에 만개한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며 가을 나들이길에 나선 라이더들을 반긴다.



다음 소개할 코스는 영흥도. 강화도와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작은 섬이다. 섬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20분이면 넉넉할 만큼 아담한 섬이다. 강화도 만큼 볼거리가 넉넉하진 않지만 또다른 재미가 있다. 오가는 길 자체가 즐거운 코스다.

영흥도를 가려면 앞서 대부도와 선재도를 거쳐가야 한다. 다른 길은…없다. 다리로 연결된 섬들을 오가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오이도와 대부도를 잇는 길이 12.7㎞의 시화방조제를 시원하게 달리는 것 역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오이도와 대부도를 잇는 시화방조제 입구. 여기서부터 12㎞가 넘는, 시원하게 뻗은 바닷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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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오이도와 대부도를 잇는 시화방조제 입구. 여기서부터 12㎞가 넘는, 시원하게 뻗은 바닷길이 시작된다.



시화방조제 끝자락에는 여유롭게 커피 한잔을 마시며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티라이트 휴게소’다. 라이더들에게는 영흥도 코스의 ‘만남의 광장’ 격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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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시화방조제 끝자락에는 여유롭게 커피 한잔을 마시며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티라이트 휴게소’다. 라이더들에게는 영흥도 코스의 ‘만남의 광장’ 격인 곳이다.



대부도에 들어서 조금 달리다 보면 갈래길에서 잠시 머뭇하게 된다. 제부도와 영흥도 방향 중 어디로 갈까 고민되는 탓이다. 하지만 이번 목적지는 영흥도이니 과감히 제부도를 포기한다.

영흥도 코스의 두번째 섬으로 넘어가는 다리.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선재대교’다. 다리 건너가 선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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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영흥도 코스의 두번째 섬으로 넘어가는 다리.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선재대교’다. 다리 건너가 선재도다.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에 자리잡은 선재도는 면적이 1.97㎢(요걸 환산하면 60만평이 조금 안된다)에 불과한 아담한 섬이다. 아담한 섬은 또 아담한 대로 볼거리가 있다. 제부도처럼 썰물때면 물길이 열리는 목섬이 있고, 해수욕장도 있다!

섬 건너기 라이딩의 최종목적지인 영흥도를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 선재도와 영흥도를 잇는 ‘영흥대교다’. 조명을 설치해 야경이 멋진 다리로도 유명하다. 바다 건너가 바로 영흥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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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섬 건너기 라이딩의 최종목적지인 영흥도를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 선재도와 영흥도를 잇는 ‘영흥대교다’. 조명을 설치해 야경이 멋진 다리로도 유명하다. 바다 건너가 바로 영흥도다.



드디어 대부도와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에 접어든다. 영흥도가 방문객을 맞는 첫 풍경은 여느 섬과는 다르다. 바로 바다를 가로질러 한없이 늘어선 거대한 송전철탑과 곳곳에 새로 지어진 원룸주택들이다. 이유는 바로 발전소 때문이다. 800㎿급의 대형 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해안의 작은 어촌 경제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화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과정에서 주택 부족난을 겪으면서 섬 전체에 대규모 임대주택 건립 붐이 인 것이다. 10여년 전쯤 영흥도에 목좋은 땅을 사놓았다면 열에 아홉은 대박을 쳤을 듯. 그럼 지금이라도 사두면 안될까? 글쎄다.

영흥도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장경리해변. 썰물때면 훌륭한 갯벌 놀이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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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영흥도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장경리해변. 썰물때면 훌륭한 갯벌 놀이터가 된다.



영흥도 끝자락에는 장경리 해변이 자리잡고 있다. 피서철이면 가족단위 관광객이 꽤 몰려오는 곳이다. 특히 썰물때면 갯벌이 넓게 펼쳐진다. 굳이 여름이 아니더라도 당일치기 가족 나들이하기엔 제격이다. 주변에 펜션도 꽤 있고 캠핑도 가능하니 굳이 라이딩이 아니더라도 아이들 손잡고 나들이갈 만한 곳이다.

기자가 영흥도 나들이길에서 꼭 권하고 싶은 먹거리가 있다. 바로 대부도 옥수수찐빵이다. 갓 쪄낸 따뜻한 옥수수찐방은 촌스러우면서도 정감이 가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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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기자가 영흥도 나들이길에서 꼭 권하고 싶은 먹거리가 있다. 바로 대부도 옥수수찐빵이다. 갓 쪄낸 따뜻한 옥수수찐방은 촌스러우면서도 정감이 가는 메뉴다.



라이딩도 여행인 만큼 영흥도 라이딩에도 뭔가 먹거리를 추천해야 하지만, 여느 섬 여행지가 그렇듯 식당 메뉴는 온통 회나 매운탕 천지다. 물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기자로서는 그 맛을 모르니 추천조차 난감하다. 굳이 다른 먹거리를 추천하자면 달달한 ‘대부도 포도’와 맛있는 ‘옥수수 찐빵’ 정도. 특히 사진에 나온 옥수수찐빵 집은 꽤 유명한 곳이라 늘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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