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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토종 자본의 힘 보여준 국민연금·한국투자공사

양기관 개최 국제행사에 투자업계 거물 대거 참석

홍완선(59·사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홍완선 본부장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안홍철 사장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가 최근 잇따라 개최한 국제 행사를 통해 국내 대자본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세계 1위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은 두 기관의 행사에 모두 참석하기 위해 1주일에 두 차례나 서울과 뉴욕을 오갔다. 칼라일그룹은 이례적으로 그룹 서열 1위와 2위를 동시에 한국에 보내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연간 운용자산이 각각 500조원·1,000억달러로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서 '큰손'으로 부상한 두 기관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 전 세계 투자업계의 거물들이 경쟁적으로 참석한 것이다.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경쟁력, 특히 해외 자산 발굴·운용 등의 면에서는 글로벌 운용사들에 비해 여전히 뒤떨어진다. 글로벌 시장에서 부쩍 커진 두 기관의 영향력을 활용해 국내 자산운용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5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KIC가 지난 2~3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한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CROSAPF) 총회는 글로벌 국부펀드와 연기금 등 170여개의 투자기관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자리에는 린 포레스터 드 로스차일드 영국 로스차일드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린샹위안 싱가포르투자청(GIC) 대표, 글로벌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데이비드 매코믹 사장, 슈워츠먼 회장 등 세계 투자업계의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이 협의체를 지난해 확대 개편한 안홍철 KIC 사장은 주요 VIP들 앞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 부는 한류에 대해 설명하는 등 주최자로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LA다저스·맨체스터시티 투자 건을 포함해 여러 구설수에 오르며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지만 이번 행사에서만큼은 국부펀드 수장으로서 시종일관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앞서 개최된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국제 콘퍼런스도 높아진 국내 연기금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사모펀드 세계 1위를 다투는 블랙스톤과 칼라일의 창업자 겸 회장이 나란히 발표하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슈워츠먼 회장은 이날 행사 직후 전용기편으로 뉴욕 귀국길에 올랐다가 나흘 뒤 열린 KIC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는 강행군을 했다.

칼라일의 경우 글로벌 대체투자 부문의 서열 1위와 2위인 윌리엄 콘웨이 회장과 이규성 부최고책임투자자(CIO)를 동시에 보내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당초 칼라일의 또 다른 창업자인 데비이드 루벤스타인이 참석하기로 했다가 회사 주주총회 문제로 부득이하게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국민연금이 항의하자 루벤스타인과 칼라일그룹이 깜짝 콘웨이 회장과 이규성 부CIO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굴지의 사모펀드도 떨게 할 만큼 국민연금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다.

하지만 세계 주요 투자자를 한자리에 불러 모을 만큼 높아진 두 기관의 국제적 위상에 비해 여전히 낮은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력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자산운용업계는 철저하게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정글"이라며 "국민연금과 KIC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활용해 해외 진출을 돕거나 경쟁력을 키우는 고민을 해봐야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민우·송종호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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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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