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마음코칭]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순간

정운스님· 동국대 선학과 외래교수


일어나지 않은 불행에 가슴 졸이고 과거 후회하며 스스로 행복과 멀어져

인생 순간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미래의 '행복한 나' 만날 수 있어


미국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주인공 키팅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사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 필자도 교단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자주 강조하는 내용이 바로 이 '현재'라는 시점이다. 바로 '현재에 머물러 있는 시간과 공간이 인생의 마지막 종착지처럼 간절함을 느끼라'고 말한다.

우리는, 아니 특히 한국 사람은 지나치게 목적 지향주의자가 아닌가 싶다. 그 목적한 바를 이뤄야 성공한 것이고 이루지 못하면 루저(loser), 즉 패배자라고 스스로 낙인찍고 괴로워한다. 일등만이 최고이고 이등부터 실패한 것이라는 인식이 지나치게 확산돼 있다 보니 인생의 순간순간 과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그러면서 늘 마음이 현재가 아닌 과거와 미래에 머물러 있다.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런 말을 했다.

"현재의 평온함을 불확실한 불행, 혹은 확실하다 해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행으로 깨뜨려서는 안 된다. 우리가 이 같은 일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면 우리는 잠시도 평온한 순간을 갖지 못하게 된다.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불확실하거나 언제 생길지 불분명한 불행 때문에 평생 마음의 평화를 잃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삶에서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초점을 두고 크게 확장해 자신을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과거의 실패에 고착돼 트라우마를 갖고 자신을 자학하기도 한다.

삶에서 행복하고자 한다면 시간적으로는 바로 '현재, 오늘'이라는 시점에 있어야 한다. 또한 공간적으로 현재에 자신이 거주하는 '바로 여기에서' 만족함을 찾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 중국 당나라 때, 임제(?~860) 스님은 "즉시현금(卽是現今) 갱무시절(更無時節)"이라는 말을 했다. 곧 '바로 지금, 여기일 뿐 다른 더 좋은 시절은 없다'는 뜻이다. 필자는 이 말을 수업 어느 시간에나 학생들에게 인지시킨다.

수행할 때나 잠깐 명상할 때도 가장 중시해야 할 것이 바로 마음이 현재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미래를 기획하거나 과거를 생각하며 후회하는 것은 수행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수행이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재 자신이 거처하는 곳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신이 처한 시점에 만족을 느낀다면 바로 이때가 인생의 목적지인 행복 지점이다. 더 이상 무엇을 바랄 것인가.

가끔 우리는 유토피아를 꿈꾼다. '내가 과거에 이렇게 행동했으면 좋았을 걸…….' 하지만 과거를 돌이키며 후회한들 자신만 괴롭힐 뿐이다. 자신을 괴롭힐 그 시간에 과거를 거울로 삼아 미래를 향해 진취적인 일을 생각해보라. 또 너무 지나치게 미래에 마음을 두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면 이 또한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그렇다. 행복이란 어느 순간에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과거가 현재로 연결돼 있으므로 현재에 행복하다면 이 또한 미래로 행복이 연장될 것이다. 곧 과거 나의 행동이 현재의 '나'의 모든 것을 구성함이요, 이 현재에 충실하다면 바로 미래의 행복한 '나'를 만나게 된다.

현재를 소중히 하자. 어제 죽어간 이들이 하루만이라도 더 살아서 가족과 따스함을 나누고 싶어 했던 오늘을 우리는 살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소중한 하루인가. 그 오늘을 살면서 불행하다고 푸념하고 힘들어할 필요가 있는가.

현재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자. 설령 먹을 것이 없어 빵 한 조각으로 연명할지라도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희망을 품자.

현재에 행복하자. 인생에 지금 시점이 아닌 행복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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