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최대 10%까지 절하하면서 한국·대만·멕시코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 절하 경쟁이 발발할 것이라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8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이날 BoA메릴린치는 뉴욕 맨해튼 본사 건물에서 열린 '2016년 세계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과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인하라는 통화정책의 분기(divergence)가 내년 글로벌 금리와 외환시장을 좌우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에단 해리스(사진) 공동수석 등 BoA메릴린치 글로벌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7% 이상, 최대 10% 절하되면서 아시아 신흥국 통화와 원자재 시장에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안화 가치 절하로 상품가격이 떨어지면 호주와 캐나다의 달러화, 브라질 헤알화 등 원자재 수출국의 통화가치 하락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 멕시코 페소 등 다른 나라의 통화가치 절하를 촉발하고 미국은 인플레이션 하락 압력과 달러화 강세 지속에 직면하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BoA메릴린치는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를 인상한 뒤 앞으로 2년간 3~4차례 0.25%포인씩 신중하게 올릴 것"이라며 "반면 유럽과 일본 등 나머지 국가들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은 강달러와 글로벌 경제 부진의 여파로 3.7%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제유가는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감소로 내년 하반기에는 수급이 개선되면서 배럴당 55달러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BoA메릴린치는 내년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회복세가 느리겠지만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며 긍정론을 펼쳤다. 신흥시장의 경우 내년에 4.3% 성장하며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이 전년보다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도 올해 3.1%에서 내년에는 3.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성장률은 2.6%로 예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내년 말 2,200로 지금보다 7% 더 오르고 10년 내 3,5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뉴욕=최형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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