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여 "화적떼… 적화통일에 대비 교육"

야 "친박 실성파… 두뇌 정상화 시급"

국회의 막말 논란이 도를 넘고 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싸고 여야가 상대 진영을 향한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경쟁적으로 저급한 언행을 이어가는 것이다. 막말의 주체는 당 지도부도 예외가 없고 대상에는 대통령까지 포함돼 국민들의 정치 혐오감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교과서 국정화를 주장하기 전에 '두뇌 정상화'가 시급해 보인다"며 "(국정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한) 여당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 유승민·정두언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를 공안당국에 신고해 포상금이라도 받으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일부 의원을 보면 과연 정상적인 판단력을 지닌 분들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냥 친박이 아니라 '친박 실성파'라고 부르고 싶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을 맹비난했다. 김성주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이 원내대표는 친박 실성파라고 했는데 저는 '친박 칠성파'로 들었다"고 조폭집단에 빗대며 비판에 가세했다.

이날 야당이 격정적인 감정을 드러낸 것은 최근 새누리당이 먼저 포문을 연 데 따른 것이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태스크포스(TF) 사무실을 방문한 것을 두고 "야당이 화적떼는 아니지 않느냐" "국가를 야당이 난신적자(亂臣賊子·나라를 어지럽히는 불충한 무리)의 길로 끌고 가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야당의 국정화 반대에 대해 "언젠가는 적화통일이 될 것이고 그들의 세상이 될 때 남한 어린이들에게 미리 교육을 시키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아니고서는 어떻게 그렇게 온몸을 던져 정치생명을 걸고서 (좌편향 교과서를) 지키고 (국정교과서를) 막아내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곧바로 28일 문재인 새정연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집필도 안 됐는데 무슨 친일·독재 미화냐고 하는데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느냐"고 맞받아쳤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청와대 5자 회동에서 '전체 교과서에서 그런(우리 역사를 부끄러워하는) 기운이 온다'는 발언을 했다며 "대통령은 무속인이 아니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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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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