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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철학은 생각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3일 이창후 교수의 '영화로 읽는 철학이야기' 동작도서관서 열려<br>학문으로서의 철학이 일상에도 쓰인다는 데 수강생들 크게 공감

3일 동작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영화로 읽는 철학이야기’에 참가한 시민들이 이창후(사진) 교수의 강의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BR><BR>3일 동작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영화로 읽는 철학이야기’에 참가한 시민들이 이창후(사진) 교수의 강의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탈레스는 3,000여년전 ‘세상은 물로 되어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들으면 뜬금없는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탈레스의 주장에는 지금도 여전히 작동하는 매우 현대적인 생각이 들어있습니다. 신화적 세계관이 지배하던 서양에서 최초로 다르게 생각한 사람이 바로 탈레스랍니다. 철학은 생각을 다르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3일 오후 2시, 동작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영화로 읽는 철학이야기’를 맡은 이창후(사진) 교수는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첫 강의를 시작했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이 교수는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탈레스의 당시 주장이 오늘날까지도 통하는 철학적 사상으로 자리잡은 데 대한 설명으로 강의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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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제우스가, 바다는 포세이돈이 만들었다는 신화적 세계관을 뒤집은 사람이 바로 탈레스입니다. ‘하늘과 바다는 어떻게 생겨났을까’라는 평범한 질문에 탈레스는 다른 답을 찾아낸거죠. 탈레스는 물이란 추우면 얼어서 고체가 되고 녹으면 액체가 되고 끓으면 기체가 되듯이 현상은 변화무쌍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변하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어요. 바로 현상 뒤에는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으며, 이를 알게 되면 세상에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어요.” 그는 영화 ‘타이탄’ 과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를 통해 다르게 생각하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영화 ‘여인의 향기’를 수강생들에게 소개하면서 철학은 동서양 철학자의 어려운 사상을 이해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학문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영화 도입부에 친구의 나쁜 장난을 목격한 주인공 찰리가 교장에게 채근당하는 장면에서 이 교수는 ‘내가 찰리라면 어떻게 했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중장년층이 대부분인 수강생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발표하면서 적극적으로 강의에 참가했다. 그는 “나에게 중요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처음으로 돌아가서 문제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자신에게 봉착한 난관의 핵심을 꿰뚫어 생각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문제에 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은 학문으로만 그치지 않고 친구, 부모자식, 부부 등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문제나 갈등을 해결하는 데도 쓰일 수 있어요.”

그는 소피스트의 상대주의를 들어 모든 생각은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진지한 생각은 문제의 해결법을 스스로 찾게 해 준다는 것을 강조했다.

총 5강으로 이루어진 이번 강좌는 1강. 철학이란 무엇인가? 2강. 동양과 서양철학의 특징과 우리, 3강. 현대문명의 철학적 근원, 4강. 꿈꾸는 철학, 5강. 현대철학과 우리의 마음 등의 주제로 5주간 진행된다.

한낮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50여명의 수강생들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절반 정도가 남성들로 채워져 낮에 열리는 도서관 인문학 강좌의 주요 참가자들이 여성이라는 편견도 깨졌다. 강의에 참석한 60대 중반의 한 남성은 “철학 강좌를 많이 들어봤지만 현실 속의 상황을 철학으로 연결하고, 또 영화로 풀어서 설명하는 강의는 처음이다”라면서 “영화의 한 대목을 예시로 들어 강의가 어렵지 않고, 일상에서도 철학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 신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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