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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코웨이·ING생명 등을 보유해 웬만한 재벌을 능가하는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53·사진)이 오는 6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할지에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딜인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사들여 또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 회장은 지난 2005년 MBK파트너스 설립 후 이렇다 할 공개 행보를 한 적이 없다. 고(故) 박태준 전 총리의 막내 사위라는 것 외에는 개인사, 경영 스타일 등이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이달 6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에 김 회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회장을 증인 신청한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MBK의 홈플러스 인수 후 2만6,000여명의 직원 고용승계 및 2,000여 협력업체와의 관계, 재매각을 위한 구조조정 계획 등을 질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노조 역시 김 회장 출석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국회에 나와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는 고용승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를 기대하며 그럴 경우 원만한 협의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개 행보를 꺼려온 김 회장이 불출석 사유를 만들어 국감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복수의 MBK 관계자들은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태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도 "사모펀드 운영사의 회장은 재벌 오너와 달리 경영 개입이 상당 부분 막혀 있어 국감에 나가 홈플러스 경영 등에 대해 마땅히 답변할 내용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6일 국감에 출석하지 않으면 규정상 재출석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국감이 8일 종료되기 때문이다.
다만 김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더라도 상임위 결정에 따라 국감 당일 동행명령 등이 떨어질 수 있다. 동행명령을 내리지 않더라도 국회는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김 회장을 현행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 조치할 수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인수로 재계 서열 20위권에 올라선 MBK의 대표로 김 회장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감에 출석해 당당하고 솔직한 면모로 여론의 호응을 끌어낸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종호·지민구기자 joist189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