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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동결… 12월 인상 강력 시사] 고용·물가가 관건… 지표개선 안되면 FOMC 결단 해 넘길수도

옐런, 예상 깬 매파적 신호… 연기설 확산 제동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적 신호를 내놓은 것은 시장에 확산되던 '기준금리 인상 내년 연기설'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제조업·수출 등 경제지표 부진에도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이 개선될 경우 오는 12월부터 긴축 행보를 시작하겠다며 시장에 경고를 내보낸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추가 경제지표가 부진할 경우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신뢰성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예상 벗어난 옐런의 매파적 신호=28일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극히 이례적으로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특정 시점을 못 박았다는 점이다. '(FOMC 회의에서) 현재의 금리 수준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이전의 모호한 성명서보다 매파적인 표현이다. 당초 시장은 12월 금리인상에 대해 더 조심스러운 신호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연준은 이번에 '세계 경제와 금융 상황이 경제활동에 다소 제약을 가하고 물가에 추가적인 하향 압력을 주고 있다'는 9월 성명서 문구를 삭제하며 12월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이날 모건스탠리·JP모건·골드만삭스·UBS는 "연준이 실업률 등 경제지표 개선을 전제로 12월 금리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시장도 12월 금리인상 확률이 높아졌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9% 상승한 97.78을 기록했다. 특히 유로화 가치는 달러 대비 1% 이상 급락한 1.0923달러로 1.1달러선 밑으로 내려갔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2.1%로 전날보다 0.06%포인트 급등했다.

또 CME그룹에 따르면 연준 성명서 발표 직후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12월 인상 확률을 직전의 34%보다 높아진 43%로 예상하고 거래됐다. 내년 1월까지 인상 확률은 50%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전에는 내년 3월까지 인상 확률도 50%를 밑돌았다.

◇물가·고용에 달렸다=하지만 '내년 인상 전망'이 완전히 물 건너갔다고 보기도 힘들다. 연준도 이번에 "고용시장이 더 개선되고 물가가 목표치인 2%까지 오를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리겠다는 문구를 유지했다. 이를테면 앞으로 나올 고용· 인플레이션 지표에 달렸다는 의미다.

시장은 11월6일과 12월4일 발표되는 고용동향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8·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각각 13만6,000명, 14만2,000명으로 두달 연속 20만건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또 연준이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로 각각 30일과 11월25일 발표하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관심사다.

이 지수는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에 그치며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고 있다. 아울러 연준의 기대와 정반대로 글로벌 경제·금융 상황이 또다시 미 경제에 역풍을 몰고 올 가능성도 있다. 바클레이스는 이날 "연준이 12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추가적인 경제지표를 지켜봐야 하고 FOMC 내 인사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며 기존의 내년 3월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또 경제지표 부진에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올리지 못하면 9월처럼 시장 혼란만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실망스러운 고용지표나 내구재 수주,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은 글로벌 경기 둔화가 연준의 예상보다 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BNP파리바도 "연준은 지금보다 경기가 좋았던 6·9월에도 금리를 동결했다"며 "경제지표가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연준이 시장과의 소통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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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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