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KPGA '2015 히트상품' 이수민 "골프 아이돌? 노력파 골퍼로 불러주세요"

신인왕 등극에 첫 유럽투어 3위… MVP 점수·평균타수·상금도 '톱3'

골프채부분누끼-이수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는 8일 시즌이 마무리됐지만 이수민(22·CJ오쇼핑)은 쉴 틈이 없다. K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를 치른 바로 다음날인 9일 싱가포르로 이동했다. 12일부터 열리는 아시안 투어 월드클래식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올 초 아시안 투어 퀄리파잉(Q) 스쿨을 통과한 이수민은 국내 투어 일정이 마감됨에 따라 다음달까지 아시안 투어에 전념할 계획이다. 싱가포르·필리핀·베트남 등을 돌고 난 뒤 다음 달 중순에야 귀국한다.

이수민은 국내 남자골프의 가장 따끈따끈한 스타다. 올 시즌 KPGA 투어에서 신인왕에 대상(MVP) 포인트 2위, 평균타수 2위(70.429타), 상금랭킹 3위(2억7,800만원)를 했다. 마지막 대회를 앞두고는 2007년 김경태 이후 8년 만의 4관왕 도전으로 기대를 모았다. 최종전을 공동 11위로 마치는 바람에 다관왕은 놓쳤지만 주요 부문에서 모두 톱3에 올랐다. 처음 나간 유럽 투어 대회인 지난달 UBS 홍콩오픈에서는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슈퍼루키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성적표다.

9일 인터뷰한 이수민은 올 시즌의 자신에게 점수를 매겨달라는 요청에 "90점 이상"이라고 했다. "1승 이상 올리는 것과 신인왕, 아시안 투어 시드 유지라는 시즌 전 목표를 다 이뤘어요. 근데 4관왕 기회에서 아쉬움을 남긴 건 마이너스죠." 이수민은 "내년 목표는 KPGA 투어 2승 이상"이라고 힘줘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인 동시에 침체에 빠진 국내 투어의 부활을 위한 대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저처럼 어린 선수들이 더 잘해서 예전 선배들처럼 한 시즌에 몇 승씩 올렸어야 투어 흥행에 도움이 됐을 텐데 그러지 못했잖아요. 선배들이 이어온 맥을 끊은 것 같기도 하고…. 내년에는 더 열심히 준비해서 1승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절반도 안 되는 12개 대회로 치러진 올 시즌 KPGA 투어는 12명이 1승씩을 나눠 가지는 바람에 일반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이수민은 국내 남자골프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서 책임감이 큰 것 같았다. 그는 "내년은 풀시드로 아시안 투어를 치르는 첫 시즌이기는 하지만 일정이 겹치지 않는 이상 KPGA 투어 전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민은 '골프 아이돌'로 불렸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3년 군산CC 오픈에서 KPGA 투어 첫 승을 올렸다. 아마 선수의 KPGA 투어 우승은 김경태 이후 7년 만이었다. 3라운드에서 KPGA 투어 한국선수 18홀 최소타 타이기록(10언더파 62타)까지 세웠다. 곱살한 얼굴과 양 귀의 귀걸이도 화제였다. 하지만 그때의 귀걸이들은 지금은 어디에 뒀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작년부터 안 끼고 있어요. 골프 아이돌이라는 말보다는 골프 더 잘 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이수민은 지독한 노력파로 잘 알려진 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호주)를 가장 닮고 싶은 선수로 꼽았다.

내년에는 리우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세계랭킹 순으로 출전권을 주기 때문에 현재 200위권 밖인 이수민에게는 힘겨운 도전이다. 하지만 이수민은 자신 있어 보였다. 그는 "아시안 투어와 유럽 투어 공동주관 대회가 내년 초에 몰려 있다. 유럽 투어 대회는 세계랭킹 포인트가 크기 때문에 내년 초에 잘 치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안병훈 선배가 올해 유럽 투어에서 우승한 것처럼 나도 잘할 수 있도록 진짜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달 귀국 후 1주일 휴식 뒤 곧바로 태국으로 넘어가 유럽 투어 대회 우승을 목표로 전지훈련을 시작할 계획. 이수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매일 3~4시간씩 퍼트 연습에 매달려 효과를 봤는데 올겨울은 100m 안쪽 어프로치 샷과 드라이버 샷 거리를 다시 늘리는 데 시간을 투자할 예정이다. 아마추어 때 300야드를 펑펑 날리던 이수민은 올 시즌 KPGA 투어에서는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가 278야드에 그쳤다. "정확성에만 매달리다 보니 생각이 많아져 거리가 줄고 정확도도 오히려 떨어졌다"는 분석. "멀리 똑바로 가는 드라이버 샷을 되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올 시즌을 "골프가 재밌어진 동시에 복잡해진 한 시즌"이라고 정리한 이수민은 "서른 살 이전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입성하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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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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