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국내 1위 OTT 티빙, CJ E&M 품에 안기나

"자체 콘텐츠 생산능력 있는 E&M이 맡아야 시너지 효과"

CJ그룹이 CJ헬로비전의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OTT)인 '티빙'을 CJ E&M으로 넘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복수의 방송업계 관계자는 20일 "최근 CJ헬로비전에서 티빙 사업을 CJ E&M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티빙은 700만명의 가입자를 둔 국내 1위 OTT 사업자이다.

CJ그룹 측이 티빙을 헬로비전으로부터 CJ E&M으로 이관하려는 것은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곳에서 OTT 사업을 펴는 게 유리하다는 전략적인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티빙이 11월부터 지상파 방송서비스가 중단될 예정인데 지상파가 운영하는 푹(POOQ)처럼 자체 콘텐츠 생산능력이 있는 CJ E&M에서 맡는 게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헬로비전은 최근 가입자당 지상파 재송신료(CPS)를 280원에서 430원으로 올려달라는 KBS 등 지상파3사의 요구에 대해 "인상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거부하며 11월 6일부터 지상파 방송을 틀지 않기로 했다.

CJ E&M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빙고(Vingo)'와도 티빙의 사업 내용이 일부 겹치는 것도 CJ E&M으로 티빙을 이전하려는 한 이유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E&M이 출시한 빙고는 영화 전문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플랫폼으로 티빙과 같은 N스크린 서비스다. 차이점은 티빙과 달리 빙고는 실시간 방송 콘텐츠를 서비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김진석 CJ헬로비젼 대표가 티빙을 프로젝트 매니저처럼 챙기고 최근엔 방송을 통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으나 아무래도 CJ E&M으로 이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CJ그룹은 이같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티빙의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티빙은 출시 후 5년간 적자에 시달려 왔다. 지난 2·4분기 매출이 1·4분기 대비 13%나 상승했지만 매출 성장의 주요인이 케이블 방송이 아니라 영화 VOD에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가입자 700만명 중 유료가입자가 10월 현재 60만명 가량으로 수익성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헬로비전 측은 지난 4월 동글형 OTT 기기인 티빙스틱 2.0도 출시했지만 아직까지 대규모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최근 티빙의 개발 총괄 책임자 등이 적지 않게 SK텔레콤의 뉴미디어 조직으로 이직하기도 했다. 케이블방송 업계의 한 관계자는 "OTT 서비스와 같은 뉴미디어 산업은 불확실성이 커 오너의 강력한 의사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티빙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져 왔다"고 주장했다. 아무래도 방송사업은 오너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편 CJ헬로비전의 한 관계자는 "헬로비전에서 CJ E&M으로 티빙 사업을 이전하는 것에 대해 논의는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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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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