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두유바이크]<7회>마치 세단 같은 편안함, 혼다 SCR110

각종 의견과 댓글은 ginger@sed.co.kr로<BR><BR>각종 의견과 댓글은 ginger@sed.co.kr로





3회에서 슈퍼커브(못 읽으신 분은 클릭)를 타보고 스쿠터는 대부분 이런 느낌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작고 가볍고 연비 좋은 것까지가 끝인 줄 알았죠.

그런데 이어 타본 혼다의 또 다른 스쿠터, SCR110은 편안한 승차감으로 저에게 신세계를 열어줬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살펴봅시다. 일단 외양은

심심합니다, 심심해요. <BR><BR>심심합니다, 심심해요.



“음…많이 보던 바이크다….”

정도의 느낌입니다. 네이버자동차의 SCR 페이지에 달린 베스트 댓글을 보니 아무래도 다들 생각이 비슷한가 봅니다. “단점 : 못생긴 거, 장점 : 못생긴 거 빼고 다”라는 댓글이 18건의 공감을 받아 당당히 베댓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화면 캡처)<BR><BR>(출처 : 네이버 화면 캡처)



그래서 별 기대감 없이 살펴보는 둥 마는 둥 하고 SCR을 타고 출발했습니다.

그런데…시동을 걸고 달리는데 정말 조용합니다. 혼다와 도요타를 한 자리에 놓으면 누구에게 더 미안한 걸지 모르겠지만(?), 모터사이클계의 렉서스라고 할까요. 시동 걸자마자 깜짝 놀랄 정도로 잔잔합니다.

강남에서 강북으로 넘어오는데, 이건 정말 이륜차가 아닌 사륜차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스무스하기 짝이 없는 가속, 주행 중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시트의 느낌…. 소형 세단 정도로 승차감이 좋았습니다. 자동차 담당 기자 때 나름 많은 차를 타본 사람으로서 정말 그랬습니다.

슈퍼커브도 그랬고, 제가 원래 타는 울프 클래식도 그렇고 아주 편안하진 않습니다. 울프는 매뉴얼 바이크니 더더욱 그렇겠죠. 그런데 SCR은 언제든 내키면 바로 올라타서 출발하면 될 것 같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기동성을 실현해줍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걸어서 10분 거리인 마트에 갈 때 울프를 타고 가자니 좀 귀찮은데 SCR은 생각해볼 필요도 없이 오케이!이런 느낌인 거죠.

승차감에 놀란 저는 SCR의 구석구석을 살펴봤습니다.

계기판 구성은 단순합니다. 오른쪽 위 버튼이 아이들링 스탑 버튼입니다. <BR><BR>계기판 구성은 단순합니다. 오른쪽 위 버튼이 아이들링 스탑 버튼입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아이들링 스탑 기능. 국내 발매된 모터사이클 중 혼다에만 거의 유일하게 적용된 기능입니다. 자동차에서도 ‘스탑앤고’ 같은 이름으로 불리죠. 똑같습니다. 정차 중엔 자동으로 시동이 꺼졌다가, 스로틀을 조금만 감아주면 다시 시동이 걸립니다. 버튼을 누르면 기능을 꺼둘 수도 있습니다.

이 기능을 처음 써보는 분들은

“그런 게 필요해? 오히려 연비에 나쁘지 않아? 괜히 신경쓰일 것 같은데?”

…라고들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SCR의 아이들링 스탑 기능은 역시 스무스하기 짝이 없습니다. 원체 소음이 적은 기종인데 조용히 알아서 꺼졌다가 스로틀을 살짝 당김과 동시에! 정말 동시에!!시동이 켜지고 곧장 출발이 가능합니다.

그 비밀은 요 ESP 기술입니다. 친절하게 뭔 말인지 풀어서도 써 놓으신 혼다 여러분….

인핸스드 스마트 파월, ESP!<BR><BR>인핸스드 스마트 파월, ESP!



ESP는 보다 스무스한 아이들링 스탑 기능을 위해 전자모터를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정차 후 시동이 꺼졌다 다시 켜질 때, 엔진이 다시 가동되려면 아무래도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운전자는 불편할 수밖에 없겠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엔진에 앞서 전자 모터가 밀어줘 반응 속도를 높인 겁니다.



“ESP는 아이들링 스탑과 연계될 뿐만 아니라 배출가스 억제, 간접적인 연비 향상 효과도 가져다 줍니다. 다른 모터사이클 브랜드라면 기술개발 비용이나 가격 문제 때문에라도 이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지만, 혼다는 워낙 SCR, PCX 등의 판매량이 많아 쿨하게 도입한 거죠.”혼다코리아 관계자 분께서 뿌듯한 얼굴로 설명해 주신 내용입니다. 다음번 PCX 시승기 땐 SCR과 한번 비교도 해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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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너무 길게 썼으니 이제 간단히 적어봅니다. 도난 방지를 위해 키박스에 셔터를 내려주는 안전잠금장치가 있구요.

한두번 써보면 금방 익숙해지는 키박스<BR><BR>한두번 써보면 금방 익숙해지는 키박스



사실 전 요 기능도 신세계였는데 다른 바이크에도 대부분 있다면서요? 울프가 정말 클래식한 바이크인가 봅니다. 가끔 새 모델 개발하기 귀찮아서 그냥 있는 그대로 파는 거 아닌가 싶지 말입니다?

키박스 밑에는 장 본 봉투를 걸어두면 딱 좋을 법한 고리가 달려있습니다.

시트 박스는 오픈페이스 헬멧 하나와 잡다한 소지품이 거뜬히 들어갈 정도의 크기입니다.

제 긔요미 헬멧이 거뜬히 들어가는 시트박스입니다. <BR><BR>제 긔요미 헬멧이 거뜬히 들어가는 시트박스입니다.



내부가 부드러운 소재로 돼 있어 헬멧 등등에 흠집 날 염려가 없겠네요.

헬멧 기스에 눈물 흘리는 롸이더들을 위한 섬세한 배려 <BR><BR>헬멧 기스에 눈물 흘리는 롸이더들을 위한 섬세한 배려





콤비 브레이크 기능도 있습니다. 오른쪽 브레이크는 평범한 뒷브레이크지만, 왼쪽 브레이크를 잡으면 앞뒤 브레이크가 동시에 걸립니다. 어지간하면 뒷브레이크만으로 제동이 가능하지만, 혹시 뒷브레이크만으로 모자라다거나 급제동할 땐 콤비 브레이크를 활용하면 됩니다.

SCR 한쪽에 당당히 붙어 있는 ‘콤비 브뤠이크’ 마크. <BR><BR>SCR 한쪽에 당당히 붙어 있는 ‘콤비 브뤠이크’ 마크.



이밖에 의외의 장점도 있는데요. 깜빡이를 켜면 깜빡깜빡 하는 소리가 상당히 잘 들립니다. 달리다가 깜빡이 끄는 걸 잊어버릴 일이 없습니다.

힘도 좋습니다. 실험을 위해(?) 총합 130킬로그램이 넘는 2인이 SCR을 타고 경사 각도 45도 이상의 험난한! 평창동 오르막길을 올라 봤습니다. 오르막길만 보면 무서웠던 쌩초보 시절의 느낌이 되살아납니다…;;;

하지만 오히려 울프보다도(이젠 슬슬 울프가 정말 후진 바이크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거뜬히 올라갑니다. 그래서 나중에 제원표를 찾아보니 SCR은 최대토크가 0.94kg/m/5,500rpm, 울프클래식은 1.0kg/m/7,500rpm이네요.

낮은 RPM에서 저 정도 토크를 발휘하는 SCR, 네가 이겼다….

어찌됐든 거뜬히 등반에 성공했습니다. 이리저리 사진도 찍어봅니다.

험난한 언덕길을 올라 평창동 고지대(?)에 도착했습니다.<BR><BR>험난한 언덕길을 올라 평창동 고지대(?)에 도착했습니다.



신이 나서 북악 스카이웨이에도 올라가 봅니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도로를 SCR로 시원하게 달려봅니다. 제 울프도 찬조출연하네요.


혼다 SCR은 더 편안히, 더 즐겁게 가을길을 달릴 수 있게 해줬습니다. 앞으로 스쿠터를 탈 때마다 SCR이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스쿠터의 공식 연비는 ℓ당 56.4㎞입니다. 혼다 슈퍼커브의 괴물연비(63.5km/ℓ)와 크게 차이가 안 나네요. 수 회 내로 PCX 시승기를 끄적이면서 SCR과 비교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롸이더 여러분, 겨울이 오기 전에 얼른 달려봅시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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