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과학기술인이 존경받는 사회-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과학기술 지식은 문명의 진화와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늘 핵심요소였다. 과학기술 선진국이라면 새로운 지식 창출, 경제·사회 발전에 공헌한 과학기술인에게 사회 전체가 예우를 갖추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주요 행사 때 과학기술 석학을 고위 관료보다 상석에 앉게 하며 1903년 노벨 물리학, 1911년에는 노벨 화학상을 받은 과학자 마리 퀴리를 기억하기 위해 '마리 퀴리 거리'를 따로 만들었다. 스웨덴은 과학기술 석학이 입장하면 왕실 사람들이 기립하는 전통이 있다. 독일의 경우 매년 12월이면 연방대통령이 우수 과학기술인에게 '독일 미래상'을 직접 시상하고 이를 공영 TV에서 방송한다.

우리는 어떤가. 1945년 광복 이후 70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누가 뭐라고 해도 묵묵히 연구에 매진한 과학기술인의 땀과 노력이다. 1974년 처음으로 국산 기술로 만들어낸 자동차 '포니', 1970년대 배고픔을 다소 해소해준 '통일 벼'부터 시작해 디램(DRAM) 메모리 반도체, 나로호 등 빛나는 과학기술 성과는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71%가 "아는 과학자가 없다"고 대답한 어느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과학기술인들의 공로에 대해 국민의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행인 것은 과학기술인을 우대해야 한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기술 선진국이 되기 위해 과학기술연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만큼이나 과학자를 우대하고 이공계 직업이 존경 받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국회는 지난달 30일 '과학기술자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은 통상 '나라를 위해 목숨을 잃거나 다친 사람'을 일컬어온 '유공자'의 개념을 '국가를 위해 큰 성과를 이룬 사람'으로 넓혔다. 과학기술유공자는 신설되는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고 정년 연장 우선 적용과 복지시설 이용시 편의 제공 등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우수한 과학기술인이 자긍심을 가지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하겠다.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 롤모델이 될 만한 존경 받는 과학기술인 상(像)을 제시해 우수 인재들의 과학기술 분야 진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가오는 2016년은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과학기술 진흥을 시작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오늘날, 과학기술인에 대한 예우는 우리 과학기술인들의 오랜 노고에 합당한 처우이자 과학기술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정부 역시 과학기술유공자에 대한 지속적인 예우 및 지원에 주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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