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영업익 7조대 회복] 환율효과 업고 반도체·DP 선전… I M부문 회복이 '반등 지속' 관건

반도체 영업익 3.5조 넘어 전체이익 절반 책임









삼성전자 영업이익 7조3천억원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가 올 3·4분기에 7조3,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한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샵을 찾은 고객들이 다양한 전자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권욱기자










삼성전자가 7조3,000억원의 3·4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발표한 7일 시장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인 6조6,000억원을 10%가량 웃돌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분기 연속 오름세를 타면서 'V자 반등'의 기반을 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5' 흥행 실패에 따른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부의 시각과 달리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3·4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이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달러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영업이익도 같이 오르게 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3·4분기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70원으로 전 분기보다 약 7% 높았다"며 "이런 효과가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실적 견인=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반도체가 이번에도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의 3·4분기 영업익은 3조5,000억원을 넘겨 전체 이익의 절반을 책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컸지만 20나노 공정 전환으로 원가를 절감해 수익성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반도체 역시 흑자 기조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9,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망치를 2배가량 웃돈 '깜짝 실적'이다. 삼성전자가 3·4분기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여기에 탑재된 아몰레드(AMOLED) 패널 주문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아몰레드 패널을 잇달아 주문하고 있어 디스플레이의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부품과 달리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IM(IT·모바일)부문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IM부문의 3·4분기 영업익은 2조5,000억원 안팎으로 전 분기보다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3·4분기 들어 전체적인 스마트폰 출하량은 늘었으나 이중 상당수가 중저가 제품으로 채워져 대당 수익이 줄어든 탓이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화웨이 등 현지 토종업체에 점유율을 계속해서 잠식당하고 있어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라는 지적도 나온다.

TV와 냉장고 등 CE(소비자가전)부문에서는 약 3,000억~4,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4분기에 적자를 낼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SUHD TV 등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 전략을 펼치며 하이엔드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것이 성과를 냈다는 게 전자업계의 평가다.

◇실적 반등세 꺾일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삼성전자가 3·4분기에 예상 밖의 호실적을 내며 일단 한숨은 돌렸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특히 매출 회복세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져 환율 변동이나 미국 금리인상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 반등세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3·4분기 매출은 5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8%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79.8%(4조600억원→7조3,000억원)에 달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년 만에 깜짝 놀랄 만한 체질개선을 이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특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회사 매출을 늘리지 않는다면 결국 영업이익 또한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실적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다만 이번 실적이 IM부문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통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환율 효과인지 여부에 따라 향후 실적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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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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