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기재부 산하기관으로 전락" 씁쓸한 국토부

장관 이어 차관도 기재부 출신 내정설… '최장수' 여형구 2차관 사임에 뒤숭숭

기획재정부 출신 장관을 맞이한 국토교통부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현 정부 최장수 차관이었던 여형구 2차관이 돌연 사임을 표명하는 등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여 차관의 이임식이 열렸다. 여 2차관은 1980년 기술고시(16회) 출신으로 공직에 입문, 항공정책실장, 교통정책실장 등을 거친 교통·항공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2차관을 맡아 2년 7개월간 차관직을 역임한 최장수 차관이기도 했다.

관가에서는 여 전 차관의 사임과정을 석연치 않게 바라보고 있다. 강호인 장관 후보자가 행정고시 24회로 입사시기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토요일에 사임을 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국토부의 한 공무원은 "정부 윗선에서 평창조직위 사무총장직을 제시하며 사임을 유도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고 있다"며 "2차관 자리에 기재부 출신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도 돈다"고 말했다. 이날 김기홍 평창 조직위위원회 사무차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 전 2차관에 대한 선임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 후보자에 대한 업무보고를 놓고도 잡음이 나온다. 최근 강 후보자에게 국토부 현안을 보고하러 갔던 공무원들이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모 1급 공무원은 "철학이 없다"며 심한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기재부 국토국이나 기재부 출연기관 중 하나로 전락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토로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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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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