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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랭킹 1~10위 선수들의 평균나이를 계산해봤더니 22.6세다. 톱10 가운데 스무살만 3명. 선수들은 "요즘 국내 투어에서는 20대 중반만 돼도 노장"이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어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가장 대표적인 스포츠가 골프라지만 KLPGA 투어는 예외인 것 같다. 2007년 뉴서울CC에서 열렸던 제1회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대회가 9년째를 맞은 올해도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10명 정도에 불과하다. 김보경(29·요진건설), 홍란(29·삼천리), 이정은(27·교촌F&B), 윤채영(28·한화), 정재은(26·비씨카드), 윤슬아(29·파인테크닉스), 정혜진(28·NH투자증권), 임지나(28·피엠지제약) 등이다. 이쯤 되면 세대교체 속도가 가장 빠른 프로스포츠가 국내 여자골프라는 말도 지나치지 않다. 새 얼굴들이 매년 화수분처럼 솟아나오는 덕에 KLPGA 투어는 해외 진출 러시 속에서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갈수록 '언니'들의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다양한 나이의 선수들이 함께 활약하며 얘깃거리를 만들어내는 게 투어에는 이상적이다.
국내와 일본 투어를 병행하는 정재은은 28일 "어린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같이 어울릴 나이의 동료들이 줄었다는 것뿐"이라며 "어린 선수들만 주목 받는 분위기 속에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는 선수들의 은퇴 시기는 계속 앞당겨지는 것 같은데 나이가 있다고 위축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20대 중후반 선수들을 노장으로 생각하는 일부 미디어와 후원업체들의 시각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이지희(36) 선배님이 지난주 우승하지 않았나. 앞서 40대 선수도 우승했다"며 "일본에서는 20대 중후반이 딱 평균"이라고 덧붙였다.
/거제=양준호기자 migu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