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행복한 100세 시대] 막막한 노후준비 실마리 찾기

소액이라도 노후자금 미리 떼어내고 생활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살다 보면 가끔 사면초가와 같은 상황에 빠질 때가 있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고, 매우 곤란한 지경이지만 마땅히 헤쳐나갈 길이 보이지 않을 때다.

그럴 때는 상황 자체를 아예 내려놓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좀처럼 보이지 않는 길을 찾고자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보면, 오히려 그 상황에 더 매몰돼 길이 더 보이지 않게 된다. 차라리 그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나 생각을 아예 멈춘 채 사소한 것이라도 평소와는 조금 다른 것을 해보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중에 한번 봐야지 하는 생각에 책상 가득히 쌓인 자료들을 과감하게 버린다거나, 평소에는 좀처럼 입지 않던 찢어진 청바지를 입어본다거나, 퇴근길에 만화방에 들러 만화책에 빠져보자. 한 번도 닦지 않았던 침대 밑 먼지를 청소하거나 비누찌꺼기와 물때로 찌든 욕조를 청소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면초가의 상황은 그대로일지라도, 이 같은 작은 변화들로 인해 마음의 상태와 사고의 방향이 변하면 상황 역시 조금씩 변해갈 수 있다. 상황을 다시 보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100세시대에 살면서 노후준비라는 큰 숙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면초가와 같은 막막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노후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지만, 당장의 삶조차 팍팍한 상황에서 도대체 방법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은퇴 전인 경우에는 고민할 시간이라도 있지만, 은퇴가 코앞이거나 이미 은퇴했는데 마땅히 노후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야말로 사방이 꽉 막힌 느낌이 든다.

고민할 시간이 많은 경우라면 일단 생각의 방향부터 바꿔보자. 평소의 작은 변화가 큰 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듯이 생각의 작은 변화가 노후준비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노후 준비할 돈을 아예 먼저 떼어내고 생활하기(그냥 세금이라고 생각하기), 만원 들고 가서 연금계좌 먼저 만들고 술값·커피값 아꼈다고 생각하며 연금계좌에 바로 돈 넣기 등이다. 이런 과정이 1년, 10년, 20년 쌓이는 것이 바로 노후준비다.

은퇴에 직면해서 고민할 시간조차 없는 경우에는 조금 더 큰 사고의 변화가 필요하다. 집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집에 대한 소유의식, 상속의식을 버리고 노후자산으로 활용할 생각을 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이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우리 부모세대들의 56.7%는 상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자녀세대는 47.3%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식들은 오히려 상속 받을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데 굳이 주려고 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노후를 위해 과감히 써야 한다. 집을 팔아 전세 등으로 주거형태를 바꿔 그 차액을 활용하거나, 살던 동네에서 평수를 줄여 이사하거나, 아니면 집값이 싼 지방으로 이사하거나 해서 집을 노후자산화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살던 집을 떠나고 싶지 않다면, 주택연금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노후준비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평소의 사고방식이나 습관에 변화를 주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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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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