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한국의 로봇 시장은 너무 작아요. 중국 시장 진출이 돌파구입니다."
지난달 31일 '2015 로보월드 국제로봇산업대전'이 열린 일산 킨텍스에서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난 취다오쿠이(54·사진) 중국로봇산업협회장은 한국의 로봇산업 발전 전망에 대한 질문에 "해외, 특히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으면 시장 활성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 지난 2013년 세계 최대 로봇 시장이 된 중국을 잡는 것이 시장 확보를 위한 한국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취 회장은 2000년부터 중국 선양에서 중국 최대 로봇 제조기업인 시아순을 경영하고 있는 기업인이다. 중국의 첫 로봇대학원을 나와 연구를 하다 공업용 로봇 제조회사를 세웠다.
취 회장은 "중국 로봇 시장은 적어도 앞으로 15년은 건재할 것"이라며 "기술을 갖추고 있는데다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에 유리하다"고 봤다. 다만 그는 "중국 진출시에는 단독으로 상륙하기보다 현지 기업과 협업하는 게 아무래도 정착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취 회장은 현재의 중국 로봇산업의 수준에 대해 본인이 이끄는 시아순 등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일본·미국·독일 등 선진국과는 아직 차이가 크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 로봇산업·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인터뷰 내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중국 로봇산업은 지난해에만 50% 이상 성장했고 최소 10~15년은 고속성장에 끄떡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취 회장은 "중국은 노동력이 풍부해서 7~8년 전에서야 공업용 로봇 개발을 시작했다"며 "중국 전역에 로봇 회사가 1,000여개 있는데 시아순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업의 기술 수준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중국 로봇은 수요도 풍부한데다 제작구조가 단순해 가격이 저렴한 게 강점"이라며 "시아순 같은 회사는 이미 일본·유럽 등이 보유한 기술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취 회장은 중국로봇산업협회장으로서 앞으로 한국 기업들과의 교류 폭을 넓히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중 간 공통점을 발굴하고 기술·시장·원가와 관련해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겠다"며 "교류 후에는 좋은 제품을 함께 만들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