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은 기본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산업입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게임 산업에 과감히 투자해 자본·인력에 활기가 돌 수 있도록 정부가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합니다."
강신철(44·사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회장은 26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게임 산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과 좋은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제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산업 진흥 정책으로 자본과 인력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업계가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국내에서 대형 게임을 개발하는 사례가 줄어든데다가 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국내 게임 인력이 유출되고 있는 점도 심각하다.
협회 역시 올해 키워드를 '생존'으로 꼽고 있었다. 개발사와 유통사, 플랫폼 업자 등 구조가 복잡해진데다 하루에도 수천 개의 모바일게임이 출시되면서 게임업계의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이미 중국 자본이 국내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가져간 경우도 있는 등 중국의 자본과 인력에 공산당의 보호까지 더해지면서 이미 국내 게임업계를 앞질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나마 한국이 중국보다 현재 우월한 것이 그래픽 분야다 보니 아예 한국에 그래픽 스튜디오를 만들어 한국 직원을 용역으로 쓰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협회가 정부 및 정치권을 향해 규제보다는 진흥책을 주장하는 이유다.
아울러 최근 모바일게임 업계 중심으로 '머니 게임'으로 치닫는 모바일 광고 열풍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대형 모바일 게임사들은 '제 살 깎아 먹기'를 하게 되고 중소형 게임업체들은 아예 모바일게임을 홍보할 기회가 없어지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광고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방안과 지스타(국제게임전시회)를 통해 중소형 게임사들의 홍보를 지원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협회가 중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확률성 아이템의 자율 규제 모니터링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확률에 따라 뽑히는 아이템 시장이 커지면서 사행성 논란이 제기되자 협회는 지난해 11월 게임업계가 모든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공개하는 자율 규제를 권유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협회는 앞서 지난 22일 자율 규제 모니터링 결과 대상이 되는 게임사의 90%가 자율적으로 규제를 지키고 있다고 발표했다. 강 회장은 "생각보다 많은 게임 업체가 확률성 아이템 자율 규제에 참여했다"면서 "이제 자율 규제 인증 마크 도입 등 자율 규제를 정착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대학을 졸업한 후 1999년 넥슨에 입사해 2006년 넥슨 공동 대표이사, 2010년 네오플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게임업계에만 10년 이상 종사했다. 업계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규제 철폐를 촉구하는 데도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