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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이어지는 현대차 노사 갈등…‘이기적 노조’가 가져온 또 다른 풍광

‘최고급 의전차량’, ‘럭셔리 캠핑카’로 알려진 메르세데스 벤츠 ‘스프린터’와 맞불을 놓기 위해 현대자동차가 야심 차게 준비한 15인승 미니버스 ‘쏠라티’가 수 개월째 생산 방식을 합의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국내 출시를 앞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출시에 차질을 빚어온 현대차 노조는 추석 직전에야 겨우 합의를 보면서 기존 계획보다 반년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노사 합의를 이뤄내지 못해 국내 최초 미니버스를 터키에서 먼저 생산한 것”이라며 “생산 방식 협의를 두고 수개월째 노사가 합의를 보지 못했으니 회사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털어놨다.

‘편안함’이라는 뜻을 지닌 쏠라티는 12인승인 스타렉스와 25인승 카운티 버스의 중간 차급에 속하는 ‘미니버스’다.

문제의 발단은 전례 없던 최초의 차량이라는 것. 현대차 사측과 생산직 노조 간 생산방식에 대한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지난 5월 터키에서 쏠라티(수출명 H350)는 먼저 양산이 시작됐다. 터키 상용차 제조업체인 카르산(Karsan)이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쏠라티를 미니버스와 밴, 트럭 등 3가지 모델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대차의 당초 계획은 유럽보다 국내에서 2개월 먼저 차량을 생산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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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로운 차종 도입을 계기로 1인당 하루에 생산해야 하는 ‘양’을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결국 10월이 다 돼서야 생산에 들어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간당 사람 한 명이 해야 하는 작업량과 차 한 대 당 작업해야 하는 숫자를 놓고 생산직은 더욱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쪽으로만 요구를 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생산직들에게는 생산 차질로 현대차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보다 자신이 볼트 하나라도 덜 작업하길 바라는 마음뿐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학원차나 캠핑용 차량으로 활용도가 높은 ‘쏠라티’는 국내 시장에서도 수요가 높다.

지난 2005년 현대차 ‘그레이스’, 기아차 ‘봉고3 버스’, 쌍용차 ‘이스타나’가 단종된 이후 모습을 갖춘 15인승 차량이 10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어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 상태다. ‘쏠라티’는 출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호텔 등에서 비즈니스용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 또한 차량 내부를 개조해 현재 벤츠 ‘스프린터’가 쓰이는 것처럼 의전용 리무진이나 캠핑 등 레저용으로 쓰이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출시 시점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사전계약 대수도 정체상태다. 지난 8월까지 400여 대 이뤄진 사전계약 대수는 2개월이 지난 10월 현재까지 제자리걸음이다. 그나마 유럽에서 판매된 차량은 두 달 새 1,100대 늘어난 상태다.

쏠라티의 판매가 늘자 벤츠는 현지 스프린터 가격을 30%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던 현대차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쏠라티’의 경쟁 차종으로는 벤츠 ‘스프린터’와 포드 ‘트랜짓’ 등이 꼽힌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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