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가 요즘 ‘신 인맥 쌓기’에 나서고 있다. 열기가 식지 않는 아파트 분양시장 때문만은 아니다. 월세 시대 개막, IT와 부동산과의 결합, 통일 기대감 등 거대 패러다임의 변화가 부동산 산업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교에서는 각종 부동산 전문가 과정이 생기고, 새로운 협회가 나타나는 등 지금 부동산 업계는 서로 간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월세 시대 본격 개막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주택임대관리 시장이다. 지난 10월 임대관리전문업체들로 구성된 한국주택임대관리협회가 출범했고 현재 30여 곳을 모아 국토교통부의 설립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며 “기존에 임차인이 했던 주택 관리를 임대인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전문 관리 업체들의 역할이 커지고 이런 곳으로 사람과 자본이 몰려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IT 기술과 부동산의 융합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도심에 비어 있는 오피스 빌딩의 주차장을 소비자와 연결시켜 주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파킹스퀘어’가 대표적이다.
파킹스퀘어는 자체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파크 히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주차장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특히 이 같은 IT 기술의 발달은 젊은 인력들을 부동산업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파킹스퀘어를 설립한 김태성(34)씨를 비롯해 20여 명의 직원 대부분이 30대 초반이다. 중개업과 IT를 결합한 ‘부동산다이어트’도 30대 초반의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업과 연관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지면서 각종 부동산 전문가 과정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의 내년 전기 입학경쟁률은 3.88대 1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양대학교의 경우 올해 초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와 손잡고 ‘창조도시부동산융합최고위과정’을 열었다. 가을 학기에는 한국리츠협회와 함께 ‘부동산융합대학원 최고경영자(CEO)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또 삼일회계법인의 경우에는 통일 시대에 대비해 ‘남북경제협력 최고경영자과정’을 만들었다.
이태호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전세 시장에서 월세 시장으로의 전환, IT 기술의 발달, 통일 등 최근 부동산 산업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새로운 전문가 과정, 포럼 등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앞으로 부동산 산업으로의 인력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배 피데스 개발 대표는 “산업이 성숙해지려면 인력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며 “여러 전문가 과정을 통해 ‘지식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산업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