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내년 대기업 임원인사 트렌드는 C·O·F·F·E·E

Cut, 임원 감축… Owner Risk, 오너 리스크 대비

"2016년 임원 승진 명단에 자신도 포함됐다면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셔라. 승진의 달콤함에만 취하지 말고 다가올 쓴 맛도 기억하라는 이유에서다."

기업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 CXO 연구소가 20일 내놓은 보고서의 앞머리다. 불경기로 골머리를 앓는 기업이 인건비를 줄이고자 예전보다 임원을 더 빨리, 더 많이 퇴직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오일선 한국 CXO 연구소장은 대기업들의 내년 임원 인사 트렌드를 키워드 'C·O·F·F·E·E(커피)'로 정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C는 '임원 축소(Cut)'를 뜻한다. 오 소장은 내년 100대 기업 임원 숫자가 전년비 100~200명 줄어든 최대 6,700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저성장 기조에 따른 영향으로 화학이나 기계 같은 업종에서는 예전보다 임원을 더 빨리 달아준 뒤 실적에 따라 조기 퇴직 숫자를 늘릴 수 있다고 오 소장은 분석했다.

O는 오너리스크(Owner risk)를 대비해 총수들이 믿고 맡길 심복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의미에서 키워드로 꼽혔다. 최근 삼성·현대차그룹 등의 승계작업과 국제 헤지펀드의 삼성 지배구조 뒤흔들기,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겹치며 총수들의 긴장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밖에 오 소장은 보고서에서 여성·외국인처럼 소수(Few) 그룹 출신 임원들이 약진할 것이며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융합형(Fusion) 인재가 선호되고 있다며 2개의 F를 키워드로 선정했다. 최대한의 효율성을 얻기위한 만큼만 임원을 뽑을 것이란 관측에 따라 효율성(Efficiency)과 임원 승진 대상자들에게 까다롭게 적용될 윤리성(Ethics)을 뜻하는 2개의 E도 키워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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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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