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자리 창출 동참" 노조 직업학교 세웠다

한노총 '부산인적자원전문학교' 설립… 퇴직자·경력단절녀 등 대상 맞춤형 교육


"머리에 띠를 두르고 투쟁해야 할 시점에 일자리 창출 전문학교를 설립한다는 게 웃기지 않습니까. 오늘 이 자리는 '투쟁'보다는 '상생'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노조가 시민을 품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20일 부산 연제구 한국노총부산지역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부산인적자원전문학교' 개교식에 참석한 이해수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의장은 밝은 얼굴로 100여명의 참석자들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투쟁'과 '파업' 이미지로만 덧칠해진 노동조합이 만든 새로운 개념의 직업학교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일자리 창출이 더 이상 사측의 문제만이 아닌 노조의 절실한 과제로도 부각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행사에는 정경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한 이해수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의장, 박윤소 부산경영자총협회 회장, 이주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 등 기관·단체장들과 유관기관 관계자, 일반시민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부산인적자원전문학교는 부산시에서 연 2억8,000만원을 지원 받아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 재직자의 업무능력 향상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퇴직자와 경력단절여성 등을 위한 교육 과정을 실시한다. 특히 동부산관광단지에 대규모 위락시설이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되면 2만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고 동부산 지역에 필요한 인력을 제때 공급할 수 있도록 맞춤형 인력 양성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국제숙박관광마케팅 과정을 개설해 호텔 관련 분야 졸업예정자와 졸업생 30명을 대상으로 호텔 서비스 교육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진행한다.

초대 학교장인 이정조 부산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일과 학습의 병행으로 학벌보다는 실력의 시대, 기술과 땀의 가치를 추구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업훈련시설을 만든 것"이라며 "'인적자원이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발굴·양성해 지역의 산업발전은 물론 일자리로 고민하는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에 나선 노조의 새로운 실험에 대한 부산시의 기대도 크다. 정경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청년들이 힘들어하고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등 미스매치가 심한 실정인데 부산인적자원전문학교가 이 간극을 줄여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업과 협력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과 더불어 노동자의 권익과 고용 안전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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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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