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수석부행장에 한일은행 출신… 권기형·박기석부행장 등 거론
이광구 행장 대규모 인사 예상
●기업은행
임원 인사 대상자 4명에 불과… 전무이사 후임에 시선 집중
김도진·김성미·시석중 각축
우리은행의 연말 인사는 이광구 우리은행장 취임 1년간 공과에 대한 냉정한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이미 지난해 말 내정자 신분으로 신임 부행장 5명을 선임하고 7명을 상무 승진시키는 등 대규모 조직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 행장의 신분이 내정자였던 만큼 당시 인사에는 이순우 전 행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에는 이 행장의 색깔을 크게 반영한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행장은 실적이 좋은 사람에게는 계속 일을 맡기지만 성과가 좋지 못한 부서에는 아예 일감조차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성과에 냉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임원들에 대한 재평가와 숨은 실력자들에 대한 발탁인사가 기대된다.
현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우리은행 임원은 이동건 수석부행장과 권기형·남기명·박기석·김옥정·김종원 부행장 등이다. 지난 행장 인사에서 이 행장과 함께 후보로 거론됐던 이동건 수석부행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한 차례 유임됐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는 계열사 대표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수석부행장 자리에는 부행장 가운데 가장 고참인 권기형 부행장과 남기명 부행장, 박기석 부행장이 1순위로 거론된다. 수석부행장 인사에서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출신'도 중요하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은 통상 행장이 상업 출신일 경우 수석부행장은 한일, 행장이 한일 출신이면 상업 출신의 수석부행장을 기용해왔다. 특히 이순우 전 행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까지 연달아 상업은행 출신이 행장을 맡으면서 한일 출신에 대한 중용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수석부행장 후보인 권기형 부행장과 박기석 부행장이 한일은행 출신이다. 위비뱅크 등 핀테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조재현 스마트금융사업단 상무는 부행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며 지난 1년 사이 규모가 대폭 늘어난 스마트금융사업단을 본부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은행 계열사 대표도 전원 연말 임기가 만료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계열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우리카드다. 지난해 임명된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은 유임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13년 분사해 출범 3년차를 맞이하는 우리카드는 경영 실적과 상관없이 해마다 대표가 바뀌어 '회사의 경쟁력을 깎아먹는다'는 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기업은행의 연말·연초 임원 인사 대상자는 타행에 비행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4명에 불과하다. 기업은행은 부행장 승진시 기본 임기 2년에 1년을 추가로 연장해주는 형태로 계약을 하며 3년을 다 채우고 나면 계열사 사장이나 고문 등으로 발령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영규(IB담당) 부행장은 내년 초 3년 임기가 끝나고 김도진(전략담당)·김성미(개인고객담당)·시석중(마케팅담당) 부행장은 추가 1년 연임이 가능하다.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 관심 포인트는 기업은행 2인자 자리인 전무이사의 후임이다. 박춘홍 전무는 2017년 1월 임기가 만료돼 1년 연임을 앞둔 3명의 부행장 중 한 명이 전무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들 3명의 부행장은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 김도진 부행장의 경우 기업은행에서 대관 업무 등을 담당해 발이 넓은데다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고 내부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터워 대내외적으로 평이 좋다. 김성미 부행장의 경우 기업은행 유일의 여성 부행장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올 상반기 '나라사랑카드' 사업권을 따내는 등 업무 관련 성과가 탁월하다. 노조위원장 출신인 시석중 부행장은 기업은행의 핵심 사업부인 기업고객 부문 외에 신성장동력인 투자금융(IB) 및 핀테크 등을 두루 담당해 큰 그림을 잘 그린다는 평이다. /양철민·박윤선기자 chop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