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인기 게임 재계약 실패와 지난해 웹보드게임 규제로 실적저하
300억 들어간 애스커 흥행 실패에도 500 억 투자 ‘블레스’ 내년 초 내놓기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처럼 네오위즈를 대표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기원(44·사진) 네오위즈게임즈 대표가 온라인 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임직원에게 강조한 말이다. 업계에서도 모바일게임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나오는 초대형 온라인게임이라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오위즈는 ‘블레스’의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9일부터 2차 테스트에 돌입한다. 지난 9월 테스트에서 게임 속도 등에서 이용자의 불만이 나오자 보완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 게임은 5년 간 500억 원 이 투자된 블록버스터급 대작이다. 회사 측은 “임직원들이 블레스 개발팀만 보고 있을 정도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네오위즈는 지난 8월 출시한 온라인 게임 ‘애스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블레스에 올인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오위즈가 애스커에 3년 간 300억 원 이상 들였고 유명 연예인까지 투입해 마케팅을 펼쳤지만 과금 시스템이나 초기 서버관리, 콘텐츠 난이도 등을 잘 조정하지 못해 초반 흥행에 실패했다”며 “그보다 더 많은 돈이 든 ‘블레스’에 대한 성공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터넷 채팅사이트 ‘세이클럽’을 활성화하고 게임포털 ‘피망’을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지난 2013년 취임 이래 온라인게임 대작을 내놓기 위해 부심해 왔다. 온라인 게임은 모바일게임보다 복잡한 게임 스토리와 콘텐츠로 수명이 수년간 지속될 뿐만 아니라 캐릭터 판매와 드라마·영화화 등 IP(지적재산권) 활용가치도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중 정부의 웹보드게임(고스톱·포커류)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피망포커’ ‘피망맞고’를 하고 있는 네오위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오위즈는 지난 2012년 6,700억원이었던 연 매출이 2013년 4,400억원, 지난해 2,010억원으로 급감했다. 1997년 나성균 네오위즈홀딩스 대표가 창업 당시 타 회사 게임 유통에 집중하다가 2012년 인기 게임인 미국 EA의 피파온라인2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재계약에 잇따라 실패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오위즈는 게임포털 피망으로 ‘한게임’이나 ‘넷마블’과 함께 국내 3대 게임포털로 꼽혔던 곳으로 PC 온라인게임 시절 호황을 누렸지만 인기 게임 재계약을 못해 빨간 불이 켜졌다”고 전했다. 더구나 주력인 웹보드게임마저 지난해 초 정부의 사행성 규제로 발이 묶이면서 실적이 추가 하락했고, 올해도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400억원에 불과하다. 온라인 게임 ‘블랙스쿼드’, 모바일 게임 ‘피망 포커’ 등 나름대로 인기 게임이 있지만 턴어라운드를 위한 한 방이 아쉬운 상황이다. 네오위즈의 한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온라인게임 신작에 대한 갈증이 상당히 있어 블레스가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중국 텐센트가 인수한 미국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3년째 국내 PC방 게임 사용시간 1위를 차지할 만큼 최근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인기 신작이 없다는 게 이 회사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