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Hot 이슈] 유럽 컨테이너 운임 300달러 붕괴… 암울한 해운 경기

물동량 감소세 뚜렷한데 초대형선 속속 유입…









내년 4월 파나마운하 확장 종료 땐 유럽 항로 초대형선 북미로 배치

공급과잉으로 운임 경쟁 치열할 듯

국내업계, 원가절감·노선개편 속 초대형선 도입은 제자리로 우울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컨테이너의 운임이 곤두박질치며 지난 6월 이후 넉달 만에 다시 TEU(6m 컨테이너 1개)당 300달러선이 붕괴됐다. 물동량 감소세가 확연한 가운데 적재공간이 큰 대형 컨테이너선은 매년 쏟아져 운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 노선에 초대형선이 추가로 투입되면 기존 중대형선박은 북미 노선으로, 북미 노선 선박은 다시 남북항로나 지역 내 항로로 연쇄 이동하며 전 노선의 공급과잉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돼 해운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9일 기준 유럽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59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SCFI가 300달러를 밑돈 것은 6월(205~284달러) 이후 넉달 만이며 역대 10월 운임 가운데 최저치다. 유럽 운임은 컨테이너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4분기에도 지난해 대비 3분의1토막 수준에 머물렀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은커녕 악화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와 공급 전망 모두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로 운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일본해사신문 등에 따르면 올 1~7월 아시아~유럽 항로 물동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2월만 32.4% 증가했을 뿐 3월 -22.9%를 비롯해 6~7월에도 평균 -7%대를 기록하는 등 역성장했다.

선진국 내수시장 정체로 아시아 수출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은 제조업, 아시아는 서비스·내수산업에 주력하며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물량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급 쪽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프랑스 해운컨설팅사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1만8,000TEU급 이상 초대형선박은 지난달 31척이 운항되고 있으며 건조 중인 배는 72척으로 매년 10~30척이 인도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1만TEU급 이상 초대형선박의 선복량(공급량)은 지난해 334만5,000TEU에 이어 올해 447만TEU, 그리고 오는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534만4,000TEU와 636만4,000TEU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초대형선이 아시아~유럽 같은 원양항로에 배치되면 유럽 항로의 1만~1만2,000TEU급 선박은 북미 항로로 옮겨가고 남북 항로와 역내 항로에도 차례대로 더 큰 배가 투입돼 모든 노선의 선복량 과잉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형진 해양수산개발원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내년 4월 파나마운하 확장이 끝나면 유럽 항로에 쓰던 초대형선이 북미로 본격 배치될 것"이라며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 전체의 공급과잉이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과잉으로 운임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운업계의 구조개선과 노선 합리화,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을 통한 원가절감 등이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양대 컨테이너선사는 지속해서 자산매각과 원가절감·노선개편에 나서고 있지만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자본금 대비 부채가 7~9배에 달하고 신용등급 하락으로 회사채 금리가 7~10% 달하는 등 자금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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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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