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 몸집 불린 SKT, KT 턱밑 추격… 미디어·방송시장 격변 예고

SKT 결합상품 등 앞세워 지배력 확대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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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현 sk텔레콤 대표 1

SK텔레콤이 2일 CJ헬로비전 인수를 이사회에서 의결해 SK그룹과 KT·LG·태광·현대백화점·C&M 등 유료방송·통신 시장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50%를 5,000억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23.9%에 대해서는 양사 간 콜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 풋옵션(주식매도선택권) 행사를 통해 가져오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당국의 심사가 끝나는 대로 내년 4월께 인터넷TV(IPTV)와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병시켜 대형 미디어 기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합병 법인의 지분율은 SK텔레콤이 75.3%, CJ오쇼핑이 8.4%로 SK그룹과 CJ그룹은 앞으로 미디어콘텐츠 산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IPTV와 케이블TV, 유선통신과 무선 인터넷 서비스, 알뜰폰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업체들은 이들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 날선 신경전=이동통신 시장은 벌써부터 전쟁 모드다. 이동통신 1위인 SK텔레콤은 케이블TV와 알뜰폰 1위인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IPTV와 케이블TV, 이동통신 서비스, 초고속인터넷 등의 결합상품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파격 할인을 내건다면 IPTV와 케이블TV의 유료방송 가입자뿐 아니라 통신 서비스도 늘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T로서는 가입자가 5,500만명에 달하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내년 초 세계 최대 인터넷 기반 방송 서비스(OTT)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 케이블TV와 IPTV 시장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결합상품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점이 그동안 IPTV 시장에서 SK가 크게 성장한 이유"라며 "미디어와 통신의 융합 추세에 비춰볼 때 SK텔레콤의 경쟁력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뜰폰 측면에서도 CJ헬로비전(9월 기준 85만3,185명)과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9월 기준 85만357명)가 1·2위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 SK 측이 총 500만명 중 170만명 이상을 차지하게 돼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하지만 이날 경쟁사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력을 확대해 시장경쟁 활성화와 정면으로 배치된다(KT)" "통신과 알뜰폰 등에서 독점 구조가 심화될 것(LG유플러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인수합병이 소비자 편익을 저해하고 무선 시장 지배력 전이로 이어져 불공정행위가 양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유료방송 시장 격변의 소용돌이=IPTV와 케이블TV를 합친 유료방송업계에서 IPTV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SK브로드밴드(335만여명)와 케이블TV 1위인 CJ헬로비전(420만명)이 한몸이 되면 가입자가 755만명으로 급증해 현재 1위인 KT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KT는 현재 IPTV(올레tv) 615만명과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 200만명을 합쳐 815만명을 가입자로 두고 있다. SK와 KT가 유료방송업계 3위인 LG유플러스(IPTV 가입자 220만여명)를 압도적으로 제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내년 1월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전문업체인 넷플릭스와 손을 잡거나 케이블방송사로 현재 매물로 나온 C&M(238만명) 등의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티브로드(326만명)나 현대HCN(134만명) 등 다른 케이블방송 사업자들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 됐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통3사는 물론 케이블방송업계에서도 사활을 건 대격전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김창곤 전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원장은 "유료방송업계가 그동안 외부환경 변화에 둔감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케이블업계의 대응은 이미 늦은 측면이 있고 KT는 지금도 덩치가 커 독과점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LG유플러스는 다른 사업자를 물색하는 등 탈출구를 찾아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료방송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국 단위의 IPTV와 권역별 케이블TV 플랫폼을 모두 가진 사업자가 그동안 없었다"며 "인수합병에 따른 불공정 행위 이슈에 대해 규제당국이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인수합병은 통신정책기획과, 최대주주·규제이슈는 뉴미디어정책과)에 기업결합을 신청하게 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대 150일 이상의 기업결합심사를 한 뒤 적합 여부를 미래부에 통보하게 된다. 최종 인수합병 완료시점이 내년 4월 이후로 예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사를 통과하면 CJ헬로비전 1주와 SK브로드밴드 0.4756554주씩 합병되는데 SK브로드밴드가 상장사인 CJ헬로비전을 통해 우회 상장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권대경·박호현기자 kw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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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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