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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IPO 뜨거운 관심… LCC '도미노 상장' 신호탄

성장 잠재력에 비해 공모가 낮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제주항공에 대한 투자 열기가 기업공개(IPO) 이전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들의 연쇄 상장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자회사인 진에어가 현재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또 다른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은 KDB대우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내년 이후 상장을 목표로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사인 한진칼의 100% 자회사인 진에어의 상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내 LCC 최초로 증시에 입성하는 제주항공의 IPO '흥행' 여부가 진에어 상장 시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증시를 향해 날개를 펴고 있는 것은 상장을 목전에 둔 제주항공에 대해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적극 투자 의사를 보이면서 굳이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별도 로드쇼를 개최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는 NS쇼핑·LIG넥스원·이노션·미래에셋생명 등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대어'들이 모두 적극적인 해외 세일즈에 나선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보통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은 해외 로드쇼를 통해 현지 투자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공모 방식과 향후 사업 계획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투자 유치에 나선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국내 증시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기관투자가 배정 공모주 물량의 상당수에 대해 미리 투자 의사를 타진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자 해외 로드쇼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의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중 제주항공의 공모가 수준이 가장 매력적인 게 사실"이라며 "공모 물량을 한 주라도 더 따내기 위해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하는 기관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희망공모가 범위(2만3,000~2만8,000원)가 기업 및 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비해 낮게 산정된 측면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제주항공 공모가 범위 산정을 위해 국내외 기업 11곳을 비교 기업군으로 선정,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을 도출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LCC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북미·유럽 지역 기업들이 포함된 데다 지난해 항공기 추락 사고를 낸 말레이시아의 저가항공사(LCC)인 에어아시아의 저조한 밸류에이션이 더해져 제주항공의 적정 PER는 20배 안팎에 그쳤다. 국내 저가항공 산업이 성장 초입 국면인 점, 그리고 업계 1위 업체로서 제주항공의 실적 성장이 가파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모가 범위 산정에서 25배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부과했어도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 거래시장인 K-OTC에서 제주항공은 지난 6일 4만8,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제주항공 대주주인 애경그룹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소 300억원의 상장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주항공의 최대주주인 AK홀딩스(68.37%)와 애경유지공업(16.32%)은 이번 공모에서 구주 총 150만주를 내놓을 예정이며 주당 평균 매입가격이 3,000원선에 불과해 공모가 범위 최하단인 2만3,000원에 공모가 이뤄져도 최소 300억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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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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