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M&A에 임하는 삼성정밀화학 노조 성명 돋보인다

삼성과 롯데 간 빅딜 대상인 삼성정밀화학 노사가 3일 롯데의 인수작업을 전폭 지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놓았다. 노조는 롯데의 지분 인수를 환영한다면서 "삼성과 롯데의 성공 DNA를 융합해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사 양측은 또 파업을 자제하고 산업계 빅딜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비록 처우 문제 등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노조의 과감한 결단은 최근 구조조정 과정에 만연한 노동계의 떼쓰기 행태와 비교할 때 돋보이는 대목이다. 더욱이 삼성계열사 중 유일하게 노조를 갖고 있는데다 인수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려운 결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회사가 2013년 사상 첫 적자를 냈을 때 원만한 구조조정을 이끌어냈던 노사화합의 전통도 밑거름으로 작용했을 법하다.

최근 대기업들의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틈탄 일부 노조의 제 밥그릇 챙기기와 강경투쟁은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에서 분리된 한화종합화학의 경우 새로 설립된 노조가 임금을 올려달라며 파업을 일삼는 바람에 중장기적 사업재편 구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을 정도다. 회사가 인수과정에서 5,500만원의 위로금을 쥐여주고 최고의 대우를 보장해줘도 파업을 서슴지 않으니 기가 막힐 뿐이다. 이러다가는 M&A 얘기만 나오면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막대한 위로금을 나눠주고 노조원들의 비위를 맞추는 게 통과의례처럼 굳어질까 걱정스럽다.

국내 기업들의 사업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우리도 글로벌 기업처럼 경영판단에 따라 계열사나 사업부서를 자유롭게 매각하고 정리함으로써 핵심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잖아도 해외에서는 한국 기업을 인수하려 해도 노조가 무서워 꺼린다는 말이 들려온다. 노조에 발목이 잡혀 사업재편에 차질을 빚는다는 탄식은 더 이상 나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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