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삼성엔지에 발목잡힌 삼성SDI

"실권주 떠안으면 악재"… 유증 참여에 주가 오락가락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삼성SDI의 주가 향방이 그룹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참여 정도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3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날 대비 0.42%(500원) 오른 12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일 5.16%(6,500원) 하락한 뒤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에도 장 초반 5.86% 하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SDI는 화학 사업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한 뒤 1조원의 자금을 확보,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됐고 이 기대감에 주가는 한 달 만에 10만6,500원에서 12만6,000원까지 올랐었다. 그러나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문제가 재부각되면서 삼성SDI의 주가도 주춤거리는 상태다.

삼성SDI의 유상증자 참여는 이미 한 달 전에 이슈가 됐었다. 삼성SDI는 지난 10월30일 실적 발표를 위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SDI가 삼성엔지니어링의 1대 주주(13.1% 보유)인 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3·4분기에 1조4,7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으며 2015년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내년 3월까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될 수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내년 3월 말까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유상증자에 얼마나 자금 투입 정도다.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은 13.1% 수준으로 이 비율대로 참여한다면 큰 악재는 아니지만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발생하고 이를 삼성SDI가 떠안을 경우 이는 분명한 악재가 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유상증가 가능성을 이야기했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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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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