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파이낸셜 포커스] 4대 금융지주 3분기 실적보니…

일회성 요인에 희비… 리딩뱅크 진검승부는 내년


리스크·순이자마진 관리 등 저금리속에도 실적 선방

유가증권서 2000억이상 수익… 투자부문에서 신한금융만 웃어

KB금융 윤종규체제 안정화… 하나-외환은행 전산망 통합

농협금융 새 진용 갖춰지는 내년 하반기 '진짜 실력' 나올 듯


금융지주 4사의 올 3·4분기 실적은 리딩뱅크 입지를 공고히 한 '신한금융', 영업력을 비롯해 각 부문에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KB금융', 은행 통합 및 NH투자증권 인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각각 힘을 비축 중인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으로 요약된다. 이들은 저금리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 리스크 관리와 예대마진 조정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관리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 보유주식 가치하락 등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이번 실적의 희비를 좌우해 추후에 전개될 경쟁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부문에서 희비 엇갈려=3개 금융사 모두 3·4분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지만 희비를 가른 것은 유가증권 등 투자수익이다.

올 3·4분기 6,7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여준 신한금융이 특히 유가증권 부문에서 큰 수익을 거뒀다. 우선 올 3·4분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주식처분이익 550억원에 비자·마스터카드 주식처분이익도 700억원에 달했다.

신한금융이 보유한 포스코 주가하락에 따른 손상차손 480억원이 반영되기는 했지만 계속되는 이자율 하락에 따른 채권 가치 상승분 또한 회계에 반영돼 이익 규모가 상당했다. 실제 신한금융은 올 3·4분기에 유가증권 부문에서 외환매매 및 파생상품 관련 비용 6,820억원을 제하고서도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벌어들였다.

반면 KB금융은 일회성 수익과 관련해 다소 아쉬움이 많은 3·4분기였다. 포스코 교환주식 손상차손 877억원이 반영된데다 대한전선 손상차손 부문 126억원에 달해 이익이 크게 줄었다. 특히 직전 분기의 주택도시보증공사 지분 매각 이익 1,382억원 반영과 같은 호재도 없어 관련 수익이 2·4분기 2,661억원에서 3·4분기 60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나금융 또한 KEB하나은행 출범에 따른 판관비용 증가 외에 일회성 이익 급락으로 외형적 실적이 좋지 않았다. 우선 해외 지점설립시 자본금 납입을 위해 조달한 달러 등과 관련해 환율상승으로 평가손실이 1,128억원에 달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4분기 주택도시보증공사 지분 매각 이익 1,400억여원과 SK하이닉스 주식 매각 이익 500억여원 등 일회성 이익이 많았던 탓에 3·4분기 관련 수익은 직전 분기에 비해 94.2% 감소한 202억원에 그쳤다.

◇내년이 진짜 승부처=이들 금융지주 4사의 진정한 승부처는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6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전산망 통합 작업이 완료된 후 이들 금융 3사가 비교적 동일한 출발 선상에 놓이기 때문이다. 농협금융 역시 내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와 함께 새로운 진용이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신한금융은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리딩뱅크 주도권을 내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올 3·4분기 당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59%를 기록해 금융지주 중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낮다. 무엇보다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생명·신한금융투자 등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 부문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은 3년여 동안 공석이던 지주사 사장 자리에 최근 김옥찬씨를 임명하는 등 윤종규 회장 체제가 갈수록 안정되는 모습이다. 타 은행들 또한 "KB가 윤 회장 체제 들어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을 내놓을 정도로 다양한 방면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3·4분기 실적을 보더라도 KB금융의 순이자마진은 직전 분기와 같은 1.88%를 기록했으며 대출 규모 또한 석 달 만에 6조원이 느는 등 자금관리와 영업력 부문이 강해졌다는 평이다.

하나금융은 당분간 통합을 위해 힘을 비축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관련 여신을 올 들어서만 4조원 가까이 줄이며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다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있으며 통합은행 직원들 간 화학적 결합 및 영업력 증대를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이다. 실제 은행 수익의 핵심이 되는 저금리성 예금 비중이 전체의 35.2%로 지난해 말 대비 4.5%포인트 늘어나는 등 수익기반도 안정화됐다.

농협금융은 양대 계열사인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좀 더 분발해야 나머지 금융지주들을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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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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