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코스피 2,000 넘자… 또 고개 든 '환매의 벽'

지수 상승 이끌던 기관 662억 순매도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로 상승 탄력을 보이며 2,000선을 넘어선 코스피의 앞길에 펀드환매 물량이 장애물로 등장했다. 지난 8월 중국발 충격에 1,800선이 위태로웠을 때도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를 지지했던 기관이 매도로 돌아서면서 투자자들의 수익률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관의 매물 부담에 코스피지수가 상승 탄력을 잃게 될 경우 오랜만에 돌아온 외국인투자가들의 수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0.13%(2.58포인트) 하락한 2,019.05에 장을 마쳤다. 5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코스피지수에 제동이 걸린 것은 기관이 662억원을 순매도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중국발 경기 우려로 저점을 기록했던 8월24일 이후 3조5,800억원어치를 사들인 기관의 매수 규모에 비하면 이날 매도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펀드환매를 앞세워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연구원은 "주식시장이 횡보 흐름을 지속한 2012년 이후 국내 펀드는 2,000선 이상에서 환매에 치중해와 현 상황이 국내펀드에서 환매 욕구가 클 때"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2012년 이후 코스피지수 2,000~2,050선에서 일 평균 600억원 넘는 자금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657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의 펀드환매 압력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수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코스피지수의 추세적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추가 상승 시 펀드환매 압력에 의한 국내 기관의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전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주가상승을 이끌 만한 동력이 부재해 기관이 빠지면 외국인도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수익률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8월 이후 저점 매수를 해왔던 연기금이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8월 저점 이후 기관이 3조5,800억원을 순매수했고 이 중 연기금은 2조2,8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연기금은 삼성전자(7,591억원), 현대차(3,512억원), LG화학(1,459억원) 등 전기전자·자동차·화학 업종을 집중 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7.76%인 반면 삼성전자는 14.44%, LG화학은 30.16%의 수익률을 기록해 기관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 연구원은 "현재 지수대부터 국내 투신권의 차익실현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기관 비중이 높았던 업종에서 매물이 커질 수 있다"며 "2,000선 이후부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는 수익률 관리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기전자·자동차·음식료·보험·화학·미디어 업종 등이 기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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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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