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산은 "현실성 없다" 현대상선 1조 자구안 퇴짜

글로벌 해운 경기 침체로 벼랑 끝에 몰린 현대상선이 1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의했으나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10일 금융당국과 산은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산은에 제출했다.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 내년 유동성 위기를 넘기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상선은 내년 말까지 9,600억원의 채무를 갚아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지난 10월 산은은 내년 만기 도래 회사채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구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산은 측은 현대상선이 가능성 있는 투자자를 밝히거나 구체적인 투자유치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채권단은 자구 노력이 미진해 현대상선의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워크아웃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5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고 해운경기도 신통찮은데도 상황을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사재 출연을 포함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상선의 전체 차입금은 4조7,000억원(6월기준)으로 이 중 은행 등 채권단에 갚아야 할 빚은 전체의 25%인 1조2,000억원에 이른다. 나머지 75%는 회사채나 기업어음 등 시장성 차입금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실현 가능한 자구 계획이 없고 해운 경기마저 회복되지 않으면 유동성 추가 확보로는 충분하지 않고 매각 등 근본적인 처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관련기사



임세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