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어떤 수식어도 아깝지 않은 아산을 돌아보다

대한민국 최초 고속도로 건설… 1,000마리 소떼 몰고 북 방문

정주영 명예회장
정주영 명예회장이 지난 1998년 10월 소 501마리 끌고 2차 방북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인의길
정주영은 살아있다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이자 산업화의 선두주자. 맨손으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 거대 시장을 발굴해 낸 불도자 같은 개척자.

아산 정주영(1915~2001)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가리키는 수식어다. 정 전 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정주영의 인생 궤적을 따라가며 그의 내면과 일화를 엿볼 수 있는 책이 잇따라 출간됐다.

'巨人(거인)의 길'은 현대그룹 임직원 강의 및 견학과 취재를 통해 현대그룹과 인연을 맺었던 저자가 아산을 불굴의 개척자로 이끈 내적 동력을 탐구하는 책이다.

아산은 대한민국 최초로 고속도로를 건설했고, 한국 건설 역사상 최초로 해외 진출을 시도해 세계에 한국의 역량을 각인시켰으며, 조선소 설립과 선박 제조 역시 최초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 1998년엔 남북화해의 물꼬를 위해 1,001마리의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해 금강산 관광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저자는 아산만이 지닌 능력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아산의 삶의 궤적을 따라간다. 아산이 이룬 커다란 성취 중 어떤 것도 그 자신의 노력에 힘입지 않고 저절로 굴러 떨어진 경우는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아산이 사업에서 이룬 성취는 내면화한 덕목들에 기인한 것이다. 아산의 사회적 성취는 그 출발점이 효심에 있다.

효심이 부모에 대한 공경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에 대한 봉사와 나라에 대한 헌신으로 이어졌다. 아산은 가정에서는 화목을 유지했으며, 사회에 대해 책임을 다하려 했고 특히 전쟁을 겪으면서 사업 보국의 뜻을 세워 평생 그 신념을 밀고 나갔다. 정주영의 기본 인성은 성실, 검소, 신용으로 압축된다. 그가 세상에 뛰어들어 좌절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으로부터 성실·검소하고 신용을 중시하는 가풍을 이어 받았기 때문이다.

아산의 사업가적 성정은 크게 신념, 견문, 도전으로 요약되며, 그의 인간적이고 인격적인 심성은 배려, 낙관, 순수 세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巨人의 길'이 아산의 내면에 집중한 책이라면 '정주영은 살아있다(김문현 지음, 솔 펴냄)'는 정 명예회장을 옆에서 지켜본 김문현 현대중공업 자문역이 탁상공론으로 결론을 내리고 지레 겁먹지 말라는 취지로 아산이 생전에 자주 말하던 '이봐, 해봤어?'를 비롯한 고인의 어록과 에피소드를 친숙한 언어로 재해석한 책이다.

정주영의 업적에 대한 일화들을 자료 조사와 체험을 토대로 서술하고, 희귀한 사진도 넣었다. 저자는 1992년부터 2000년까지 현대그룹 문화실 홍보팀장으로 일하며 소떼 방북과 금강산관광 프로젝트의 홍보기획을 맡는 등 정주영의 홍보전략을 담당해왔다. 이후 현대중공업 홍보실장, 인재교육원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울산대병원, 현대백화점, 현대해상화재, 현대미포조선 등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정주영 리더십'을 주제로 강의하며 정주영의 기업가 정신을 널리 알리고 있다.

그는 20대 젊은이들이 정주영 부활가를 부르고, 피터 드러커 등 세계 석학들이 정주영을 새롭게 주목하며 열광하는 이유를 정주영 리더십에서 찾는다. 그러면서 정 회장의 리더십을 도전(Challenge), 신용(Credibility), 긍정(Candoism), 창의(Creativity), 이타(Commitment) 등 '5C'로 정리한다. 저자는 "이 책이 격랑 속에 빠진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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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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