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이 부동산자산운용 업계의 형님 격인 코람코를 넘어 업계 일등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지난 2010년 5월 인가를 받고 설립한 지 5년여 만에 코람코를 앞지를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지스와 코람코는 국내 부동산자산운용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회사로 한 뿌리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공격의 이지스, 주춤하는 코람코=24일 젠스타와 이지스자산운용·코람코 등에 따르면 2010년 설립된 이지스는 2011년부터 국내 오피스를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실제 현재까지 이지스가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 매입한 자산은 트위트리빌딩·동일타워·정동빌딩 등을 포함해 총 13건 2조6,964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이 매입한 오피스는 그랑서울·파인애비뉴B동·강남피타워 등 총 10건 3조127억원이다.
지난 5년간 오피스 매입 규모 자체는 아직 코람코가 앞서지만 최근 시장에서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이지스다. 이지스는 올해 씨티센터타워, 우덕빌딩(한일시멘트 사옥), 삼성생명 동여의도 빌딩을 매입을 완료했으며 현재 종로타워·수송타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반면 코람코가 올해 시장에서 사들인 오피스빌딩은 서울 여의도 하나대트증권빌딩이 유일하다. 이런 추세라면 단순 오피스 매입 규모만 따지더라도 이지스가 코람코를 앞지르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같은 회사에서 출발, 이제는 경쟁자로=전문가들은 이지스의 두각과 코람코의 정체를 운용사의 자산운용 규모와 조직 구성의 차이에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2001년 김대영 이지스자산운용 사장과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의 이규성 코람코자산신탁 회사발전협의회장이 손잡고 설립한 코람코는 국내 부동산운용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하면서 자산 규모를 키워왔다. 김 사장은 2010년 독립해서 현재의 이지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코람코의 경우 각종 위원회도 많이 생기고 관료주의 문화가 생기면서 조심스럽게 투자에 접근하는 측면이 있다"며 "반면 이지스는 아직 조직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의사 결정을 빠르게 가져가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스의 공격적인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지스는 국내 오피스뿐 아니라 리테일·호텔 등과 해외 오피스 투자도 확대하는 등 투자 대상 다각화와 해외 투자 확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에서 해외 부동산투자를 담당했던 강영구 대표를 영입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지스가 짧은 기간 안에 시장에 확실한 존재감을 심었다"며 "다만 앞으로는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는 것뿐 아니라 지금까지 사들인 자산을 관리하는 쪽으로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