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서울 여의도 CCMM 건물 12층 컨벤션룸에 마법의 주문을 외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문에 맞춰 중소기업 대표와 근로자,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임득문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이사장이 '소득세 감면과 세액공제', '희망과 미래', '상', '생'이란 상자에서 각기 다른 조각을 꺼내 들었다. 곧 조각들은 합쳐져 '내일채움공제'의 로고인 묘목을 형상화해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난해 8월 출범시킨 성과보상기금 '내일채움공제'가 출범 15개월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하면서 이를 축하하기 위한 마술퍼포먼스였다.
'인재를 키우다, 내일을 채우다'의 주제로 열린 '2015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지정 및 내일채움공제 1만명 돌파 기념식'에는 200여명의 내일채움공제 가입 기업 대표와 근로자, 인재육성형 중소기업으로 지정된 기업 관계자, 정부 지원 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중소기업의 발전을 기원했다.
개회사로 행사를 연 임득문 중진공 부이사장은 "중소기업은 일자리의 보고이자 국민경제의 주역이지만 낮은 인식 때문에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내일채움공제로 중소기업 직원들의 보상체계를 보완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우수 기업들을 선정해 지원하며 인식 개선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축사에서 "내일채움공제를 시작으로 중소기업 직원들의 보상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도록 노력하겠다"며 "또 인재 교육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문화를 중소기업계 전반에 확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일채움공제' 1만번째와 1만1번째 가입 기업을 시상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1만번째 가입 기업의 영예는 한솔화학에게 돌아갔다. 한솔화학은 비료포대와 농·공업용 비닐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1만1번째 가입 기업은 산업설비를 제조하는 신광이 차지했다. 조성기 신광 상무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연락을 받고 내일채움공제란 제도를 알게 됐다"며 "경영진과 직원 모두가 찬성해 좋은 지원책에 가입하게 됐는데 이렇게 1만1번째 가입 기업까지 돼 영광"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사출성형기 제조기업 동신유압의 김병구 대표는 내일채움공제 가입 기업들을 대표해 운영 배경과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함께 나온 동신유압 직원은 "중소기업에 재직하면서 패배주의가 있었는데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한 후 자신감이 생겼다"며 "매월 11만원을 납입하면서 근로 의욕이 살아났고 우리 회사의 비전이 직원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애사심도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내일채움공제에는 4,335여개사 1만411명이 가입해 처음 목표로 잡았던 1만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큰 호응의 비결로 세금 감면과 더불어 다양한 중기 지원 정책과의 연계 혜택이 꼽히고 있다. 중소기업은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해 최소 5년간 매월 일정금액을 직원과 공동으로 적립하는데 이 때 중소기업이 부담한 공제납입금은 필요경비로 인정돼 비용으로 처리된다. 또 연구개발(R&D)과 인력개발비 명목으로 납입금액의 25% 또는 전년대비 증가분의 50%에 한해 세액공제가 이뤄진다. 과세표준구간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51.7%까지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정부의 지원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형 히든챔피언 사업과 중소기업 R&D 전담인력 후진학 장려금 지원,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지정 등의 사업에서 대상 기업 선정 시 가산점을 부여해 평가에서 우대받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기업과 공기업이 협력사인 중소기업에 내일채움공제 가입을 독려할 경우 '동반성장지수' 가산점을 받도록 하고 있다. 협력사 근로자의 장기 재직을 유도하고 생산성을 높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도 꾀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한국남동발전공사는 협력사에서 일하는 핵심 인력들의 이직을 막고 장기 재직을 격려하기 위해 성과보상기금을 자체적으로 출연해 협력사가 내는 내일채움공제 적립금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내일채움공제 제도를 좀 더 가다듬어 많은 중소기업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치형 중소기업청 인력개발과 과장은 "현재는 은행 적금으로만 내일채움공제 기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회사채 매입 등을 통해 기금을 좀 더 공격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또 지금의 5년 만기 상품에서 벗어나 3년 만기 등 다양한 구조의 상품을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