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알라는 위대" 외쳐… 알카에다와 연계 가능성

말리 호텔 이슬람단체 습격… 170명 인질

서아프리카 말리의 수도 바마코 고급호텔에 20일 오전(현지시간) 이슬람 무장단체가 난입해 170여명을 인질로 붙잡는 사건이 발생했다. 총격 과정에서 프랑스인 1명 등 최소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극이 벌어진 후 말리 특수부대와 미국·프랑스군이 호텔 진압작전을 벌여 인질 일부가 풀려났다.

알자지라방송과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7시께 한 무리의 무장 괴한들이 차량을 타고 수도 바마코 도심에 있는 5성급 호텔인 '래디슨블루' 호텔을 습격했다. 호텔의 한 관계자는 "약 10명의 무장한 남성들이 호텔에 도착한 직후 호텔 앞 모든 경비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고 말했다. 이 괴한들은 호텔에 진입하기 직전 자동 소총을 쏴댔고 아랍어로 '알라는 위대하다(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쳤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한 보안 소식통은 "한 무리의 남성들이 외교 번호판을 단 차량을 몰고 호텔에 들어온 뒤 4층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말리 래디슨블루 호텔 인질극의 주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말리 호텔에서 인질극을 벌인 괴한들은 인질 중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을 암송할 수 있는 이들을 풀어줬다.

인질극이 벌어지고 나서 몇시간 뒤 말리 특수부대와 함께 미국과 프랑스군은 호텔 진입 작전을 개시해 객실 안에 있던 인질 중 일부를 바깥으로 유도했다. 인질 중에는 중국인과 인도인, 터키인, 프랑스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인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계 호텔기업인 래디슨 블루의 말리 현지 체인인 호텔은 말리 주재 외교관들이 다수 머무는 단지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며 '에어프랑스' 직원을 포함해 서방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숙소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인질극의 주체는 알카에다와 연계한 테러조직 '안사르 디네'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터키의 테러 전문 언론인인 메테 소타올루는 사건 직후 트위터에서 말리 보안당국자를 인용해 안사르 디네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말리의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은 지난 2012년 결성된 '안사르 디네'가 대표적이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가 발생한 지 1주일 만에 이번 인질극이 벌어지면서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 파리 테러에 이어 보코하람과 연계해 일으킨 후속 테러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확대하자 2013년 말리 정부군을 지원하고자 군대를 파견하는 등 말리에 군사적 지원을 해 왔기 때문이다. 서아프리카 일대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활동하는 지역으로 보코하람은 수니파 무장조직 IS에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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