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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두산인프라코어가 신입사원들까지 구조조정 대상에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자 박용만(사진) 두산그룹 회장이 부랴부랴 철회 지시를 내렸다. 박 회장은 16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초청 조찬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새벽 두산인프라코어가 1~2년 차 신입사원은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전날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신입사원과 동료들이 올린 울분에 찬 게시물이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두산그룹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인터넷상에서는 "두산그룹이 '사람이 미래'라고 광고를 하더니 가차 없이 미래를 자른다" "평소에는 소통을 강조하던 회장님이 다급한 상황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그룹 전반의 이미지까지 타격을 입게 되자 박 회장이 직접 여론 진화에 나섰다. 박 회장은 16일 새벽 다급히 업무 보고를 받았고 결국 신입사원은 희망퇴직에서 제외시킬 것을 지시했다.
그러면서도 박 회장은 구조조정의 불가피성도 피력했다. 그는 "(세계적인 건설기계 업체인) 캐터필러사가 3만명의 감원을 실시할 정도로 건설기계업이 굉장한 불황인 게 사실"이라면서 "희망퇴직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인력 조정의 일환으로 8~18일 국내 사무직 3,00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건설기계와 공작기계 등을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실적 악화에 시달려왔다. 이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공작기계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생산 축소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