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의 경우 과도하게 섭취하면 안 되는 식품과 영양소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정작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에 대해서는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당뇨 환자는 체내 신진대사 저하로 영양소의 흡수율이 떨어지기 쉽다. 이 때문에 당뇨 환자는 영양 균형을 위해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놓치지 않고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 환자에게 결핍되기 쉬운 대표적인 영양소는 비타민 B다. 비타민 B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지방이 분해돼 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에 관여하는데 이들 성분이 부족할 경우 섭취한 영양소가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해 고혈당과 고지혈증·비만 등을 초래할 수 있고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타민 B군 중에서도 특히 결핍이 문제가 되는 성분은 비타민 B12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가 흔히 복용하는 메트포르민 계열의 당뇨약으로 비타민 B12가 결핍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실제 메트포르민을 장기적으로 복용한 사람의 30%에서 혈청 비타민 B12가 감소됐다는 보고도 있다. 비타민 B12는 당뇨병 환자의 신경 기능과 DNA(유전자) 합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부족할 경우 당뇨의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 B12 결핍 시에는 체내에 독성물질인 메틸말로닌산(MMA)이 축적돼 신경 피막 손상, 손발 저림, 신경 이상 등의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각종 보고에 따르면 메트포르민 계열의 당뇨치료제를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신경병증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이 같은 신경병증 증상은 비타민 B12 결핍 증상과 일치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대표 증상은 '통증'과 '이상 감각'으로 양쪽 발끝 부위부터 시작해 밤에 더욱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더욱이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감각 저하로 족부궤양 등의 질환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 꾸준한 비타민 복용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B12가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김치·청국장 등의 발효식품과 현미·견과류·감자·단호박·미역 등이 있다.
지난 2012년 미국 신경정신과학회는 비타민 B12 결핍 증상이 있는 경우 비타민 B12를 하루 1,000mcg 이상 충분히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당뇨병 환자는 치료제와 함께 비타민 B12가 고함량 함유된 비타민 B 복합제를 별도로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장기간 복용이 필요한 만큼 비타민 선택 시 복용 편의성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최근에는 비타민 B12가 하루 복용량 기준 1,000~1,500mcg까지 들어 있으면서도 정제 크기가 1㎝ 이내로 작거나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필름 코팅을 한 비타민 등도 있으니 전문가와 상의해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