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일 줄 알았는데 60년이 넘는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다들 이별인 줄도 모르고 이별했고 그때는 미처 그것이 마지막인 줄을 몰랐습니다.
오늘부터 26일까지 두차례로 나눠 실시되는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로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에서 만납니다.
6.25 전쟁터에 남편을 보내고 소식이 끊겼던 이순규(85) 할머니는 65년만에 남편의 얼굴을 봅니다.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와 앞으로 함께 보낼 시간을 기억하고 싶어 본인과 남편 이름을 새긴 ‘손목시계’를 준비했습니다.
짧은 만남을 끝으로 다시 기약없는 이별은 또 이어질텐데요. 이번에 북에 두고온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단 97명. 헤어질 당시의 철부지들이 어느덧 세상과 작별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반으로 동강난 조국을 둔 죄로 속절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상봉 정례화는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요. 정수현기자/movingsh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