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더 뜨거워진 핀테크 열풍] "기존 산업만 감싸면 핀테크 기회 놓쳐… 전통적 은행들이 먼저 변화 목소리내야"

핀테크 데모데이 참석차 방한 클레이 英엔틱 상무

에릭 밴더클레이 엔틱 상무
/=연합뉴스

"한국의 규제환경은 기존 산업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틀을 깨려면 은행 등 전통적 금융사들이 먼저 변화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오는 22일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열리는 핀테크 데모데이 참석차 방한한 에릭 밴 더 클레이(54·사진) 엔틱 상무이사가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통 은행들에 금융환경의 변화에 맞춰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클레이 상무는 "기존 금융사와 규제환경이 계속 기존 산업을 보전하려고만 한다면 다른 국가들이 먼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며 "기존 은행들은 이미 금융 인프라를 갖고 있기 때문에 되레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 한국 금융당국 등 규제자들이 마음을 열고 규제완화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핀테크에 도전할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틱은 지난 2013년 클레이 상무와 클레어 코커튼이 공동 설립한 영국의 기업혁신 전문기관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하기도 하고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는 역할을 해왔다. 핀테크와 관련해 우리나라에도 널리 이름을 알린 '레벨39'가 엔틱의 대표 프로젝트다. 레벨39는 스타트업 기업을 선발해 투자 주선은 물론 상품 제작과 판로 개척까지 도와주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엔틱은 5월 금융위원회, 6월에는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판 레벨39를 가동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클레이 상무는 이번 간담회에서 영국과 독일의 사례를 들어 기존 산업의 적극적인 변화가 핀테크 활성화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국과 독일은 핀테크 기업 숫자 등 처한 환경이 비슷했지만 영국은 지난 3년간 핀테크 투자가 3배 성장해 지난해 6억2,000만달러(한화 약 7,006억원)가 핀테크 기업에 투자됐고 2011년 초만 해도 수백 개에 불과했던 스타트업 기업이 현재 1만7,000여개에 이를 정도로 핀테크의 중심지가 됐다"며 "하지만 독일에서는 이보다 10배 가량 낮은 6,800만달러(약 768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예로부터 금융 중심지였던 만큼 기득권이 있는 전통 금융산업을 보호해야 했지만 핀테크 리더가 되기 위해 과감한 규제완화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지금에 이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클레이 상무는 앞으로 핀테크가 기존 금융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핀테크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를 꼽자면 바로 P2P 대출(인터넷을 통해 불특정 다수가 이자를 받고 대출해주는 서비스)이나 크라우드펀딩(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인터넷을 통해 프로젝트 투자금을 마련하는 것), 비트코인(온라인 가상화폐) 등 세 가지"라며 "앞으로 이 같은 서비스가 기존 금융 서비스만큼 성장할 것이며 기존 은행 이상으로 영향력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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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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