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꼬이는 삼부토건 르네상스 호텔 매각… 우리은행 독자적 출구전략 찾기 나섰다

채권단에 "호텔·부실채권 매각 병행" 제안

역삼동에 위치한 르네상스 서울호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삼부토건의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이 독자적인 출구전략 찾기에 나서고 있다.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한 부실채권(NPL)을 단독으로 경매에 부치는가 하면 호텔 매각과 함께 NPL 매각을 병행하는 방안을 채권단에 제안하고 나섰다. 호텔 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자칫하면 자금회수에 실패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르네상스호텔 NPL의 원금 1,836억원을 경매에 부쳤다가 유찰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입찰에 참여한 유진자산운용과 메리츠종금증권이 기대에 못 미치는 입찰가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법원이 오는 28일 르네상스호텔 공매를 재개하기로 한 결정한 상황에서 다른 채권은행들과 상의하지 않고 단독으로 NPL 매각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의 경매 시도에 대해 르네상스호텔 매각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출구 찾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부토건이 최근 홍콩 골딘그룹과 호텔 매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다시 공매가 이뤄지는 것은 골딘그룹으로의 매각이 실패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매를 거듭할수록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매는 정해진 시간마다 최저입찰가격이 10%씩 내려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르네상스호텔의 경우 이미 여섯 차례 유찰됐기 때문에 7차 공매 시작가는 9,863억원이다. 1차 공매가 1조8,560억원에 비해 그동안의 유찰로 1조원가량이 사라진 셈이다. 우리은행은 이에 부담을 느껴 호텔 매각과 NPL 매각을 병행하는 방안을 채권단에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수의계약을 통해 1조원 이상에 르네상스호텔이 매각된다면 채권단은 원금을 보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NPL 형태로 개별 매각하면 제값 받기가 더 어렵다"며 "우리은행이 채권단에 NPL 매각을 재촉하는 것은 현재 매각 작업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삼부토건은 지난 2011년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과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채권단은 법정관리 철회 조건으로 같은 해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7,500억원을 지원했고 삼부토건은 채권단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체결했다. 하지만 삼부토건은 올해 8월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채권단과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삼부토건의 현재 채무는 약 1조1,0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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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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