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프랑스판 9·11'… IS 목표는 세계경제 테러

파리 6곳서 동시다발 공격 최소 129명 사망… 유럽경제 타격해 도미노 침체 노려

자유와 평등·박애의 상징인 프랑스 삼색기(Le drapeau tricolore)가 지난 13일 밤(현지시간) 테러리스트들의 총격과 폭탄에 무참히 유린당했다. 주말을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이던 프랑스 파리 시내는 이날 오후9시20분부터 다음날 0시20분까지 세 시간 동안 6곳에서 무차별로 자행된 테러로 최소 129명이 사망하고 352명이 부상하는 악몽의 밤을 보냈다.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테러 직후인 14일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유럽 문화·경제의 중심으로 불리는 파리 도심에서 발생해 지난 2001년 미국의 9·11테러 못지않은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CNN 등 주요 외신은 15일 이번 테러로 이슬람 혐오주의가 고조될 수 있으며 이슬람 극단주의의 추가 테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의 목적으로 IS 존재감 표출과 공포 확산을 지목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없는 불특정 다수의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앗아가는 테러 방식을 통해 서방세계에 공포를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공포 확산을 통해 국가 간, 경제주체 간 신뢰 상실과 갈등· 분열을 노린 셈이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국의 예고된 금리 인상을 앞두고 움츠러들었던 세계 경제는 이제 IS발 테러 공포로 또 다른 위기 요인을 떠안게 됐다. 당장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유럽 경제는 자신의 무대 한복판에서 벌어진 테러로 내수침체 등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상하지 못한 테러 악재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대응책 마련을 서두를 수밖에 없게 됐다.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미국 등 각국의 금융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공포가 유럽을 넘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확산될 경우 회복과 침체의 기로에 선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성장둔화 추세 속에서 이번 같은 대규모 추가 테러가 발생한다면 금융시장 위축으로 전 세계 경제가 나락에 빠져들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테러에 대한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서구 경제가 IS 테러의 최종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정치경제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 창설자 이언 브레머 회장도 "이번 테러로 유럽이 냉전시대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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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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