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낙산구간은 산의 능선을 타고 남북으로 뻗어 있는데 행정구역은 성곽 동쪽이 삼선동, 서쪽이 동숭동이다. 동쪽 기슭에 마을이 있는데 삼선동 '장수마을'이다. 서쪽은 공원(낙산공원)이 됐지만 동쪽은 성곽 바로 밑에까지 집들이 올라와 있다. 장수마을은 60세 이상이 노인이 많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주민들의 기본 거주기간이 40년 이상이라서 마을공동체가 잘 발달했고 최근 '벽화마을'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런 험한 곳에까지 집이 들어차 있는 것도 우리 시대의 소산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 근대화 과정에서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당시에서는 빈 땅이었던 이곳에 모여들면서다. 사진은 건너편 한성대에서 찍은 장수마을 전경이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