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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갤러리] 이종목 '날마다 태초다'

날마다 태초다
이종목 '날마다 태초다' 194×100㎝ 2점, 캔버스에 아크릴, 2015년작 /사진제공=아트사이드갤러리

조선 시대 왕좌의 뒤편을 장식하던 '일월오봉도'의 현대판 그림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매일 한결같이 뜨고 지는 해와 달은 물론 우직한 바위와 굽이치는 물결 등 온갖 자연의 상서로운 기운이 화폭을 장악했다. 그림의 호방한 기세도 놀라운데 작가가 이종목(이화여대 교수)이라고 하면 한 번 더 놀랄 일이다. 그는 영화 '취화선'의 작품 제작과 드라마 '바람의 화원' 미술감독 등을 맡은 대표적 동양화가이기 때문이다. 먹과 화선지가 아닌 아크릴물감과 캔버스를 택한 것에 대해 작가는 "수묵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작업"임을 강조하며 오방색으로 대표되는 한국적 색채감과 운필의 묘를 극대화한 붓질에 주목하기를 청한다. 어떤 관객이 "그리다 만 것 아니냐"고 물으니 작가는 "주변의 산(山)을 오르며 수없이 많은 사생을 한 다음 자연스러운 호흡을 따라 그렸고 그 순간과 찰나를 드러낸 것"이라고 답한다. 작품 앞에서 과학질서와는 사뭇 다른 우주 삼라만상의 지혜를 더듬어보게 한다.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에서 작품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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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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