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친구의 말 배우며 '서로 다름'을 받아들여요

한국어-중국어 이중언어 시범운영교실 가보니









한국어-중국어 이중언어교실8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대동초등학교 4학년 4반 학생들이 한국어와 중국어를 함께 쓰는 중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대동초는 지난 8월부터 서울 교육청이 지원하는 '이중언어교실'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권욱기자



"자 여러분이 그린 동물의 이름을 맞춰볼까요? (따지아, 니먼 화더 똥우슬 션머?)"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대동초등학교 4학년 4반에서는 한국어와 중국어로 동시에 진행되는 중국어 수업이 한창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해 중국어를 배우는 것 같지만 실상은 같은 반 '친구가 쓰는 말'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이 학교는 서울 교육청에서 올해 2학기부터 시행하는 '한국어-중국어 이중언어교실 시범운영학교'. 수학 등 정규교과 수업에도 정규교사와 이중언어강사가 함께 수업(Co-teaching)을 한다. 전교생 220명 중 43%인 95명이 다문화 학생이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까지 합하면 다문화 비율이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어-중국어 이중언어교실이 운영되고 있는 곳은 서울에서 구로·금천·영등포구의 10개 학교. 전교생의 10% 이상이 다문화학생인 곳이다. 앞으로 다문화가족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중언어교육도 꾸준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다문화 학생비율이 가장 높은 대동초는 대표적인 시범학교인 셈이다.

모국어가 중국어인 상연이는 은솔이가 코끼리를 중국어로 틀리게 발음하자 "따샹이 아니라 따시앙, 다시 발음해봐"라고 하면서 발음지도를 한다. 은솔이는 "중국어만 들으면 어질어질했는데 이제는 꽤 재밌다"며 "중국에 대해서 궁금한 것도 많아져 가끔은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어 실력이 아직 저학년 수준이어서 수학 시간에 다각형의 넓이 등 새로운 용어가 나오면 힘들어 하는 민호(가명)도 그때그때 물어볼 수 있는 중국어 선생님이 생겨 한결 마음이 편하다고 털어놨다.

이중언어강사인 정명숙씨는 "아이들이 한국어와 중국어를 함께 배우면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2학기부터 이중언어강사 3명이 추가로 배치되면서 중국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언어 강사가 총 4명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민지 수업연구부장은 "2010년 처음 부임했을 때 다문화학생이 2%에 불과했지만 2~3년 사이에 몇 배나 늘어났다"며 "한국어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문인력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지만 다양한 교재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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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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